[외환마감] 닷새만에 1.40원 반등 "외인주식자금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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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단기 급락에 따른 조정 양상을 보이며 닷새만에 상승했다.
지난주 막혔던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가운데 시장을 움직일 만한 수급이나 변수의 움직임이 미약해 환율은 1,283∼1,284원 언저리에서 거닐었다. 환율 이동거리는 불과 2원에 그쳤다.
대기 매물의 처리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이날 주춤하면서 달러매도 심리는 일단 누그러졌다. 달러 매수와 매도 사이에서 이날 뉴욕장이 휴장인 관계로 섣불리 방향을 잡기는 어렵다는 점을 십분 고려했다.
13일 공급 예정인 외국인 주식자금으로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은 1,280원에 대한 바닥을 확인한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강하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1.40원 오른 1,284.50원에 마감했다.
◆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이 관건 = 지난 금요일 2,288억원의 주식순매수분 가운데 얼마가 시장에 공급되느냐가 관심사다. 1,280원에 바닥을 확인했다는 견해가 우세하고 이 선을 뚫고 내릴만한 물량의 공급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미국이 휴장이라 거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1,283원선에서는 손절매수와 저가매수가 보였으며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로 포지션을 일단 닫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외국인 주식자금이 얼마나 공급될 지가 관건"이라며 "내일 거래는 1,281∼1,287원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1,280원에서 바닥확인을 한 것으로 보여 깨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위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내일 외국인 주식자금은 1억∼1억5,000만달러 가량이 예상되나 시장에 큰 폭의 움직임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며 "장중 수급과 함께 주식시장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눈치보기 거래 양상 = 환율 움직임을 크게 할만한 수급은 없었다. 달러 매수와 매도는 좁은 범위에서 이뤄졌으며 미국이 이날 휴장임을 감안, 대규모의 거래는 일단 피하고자 하는 심리가 우세했다.
업체들은 1,283∼1,284원 언저리에서 저가인식 결제수요가 있었으며 1,285원 이상에서는 네고물량을 소규모로 내놓았다. 역외세력은 1,283원선에서 일부 헤지성 매수를 하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장에서 일본은행(BOJ)의 개입 우려감으로 오름세를 띠며 120.32엔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장에서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 조금씩 레벨을 높여 오후 4시 52분경 현재 120.53엔을 가리키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1.90원 오른 1,285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고점인 1,285.30원을 기록했으나 되밀려 1,284.60원까지 오름폭을 축소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시장 달러/원 환율은 최근의 일방적인 하락세가 일단 희석되고 소규모 매수세가 유입돼 1,287/1,288원에 마감했다.
이후 환율은 물량 공급으로 인해 10시 8분경 1,284원으로 밀린 뒤 차츰 레벨을 높여 1,285원선으로 갔으나 추격 매수가 나오지 않자 미끄러지면서 1,284.6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오른 1,284.7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284.80원을 잠시 기록했으나 외국인이 주식순매수로 방향을 바꾸면서 흘러내려 2시 30분경 이날 저점인 1,283.3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이후 저가인식 결제수요 등으로 소폭 반등하면서 1,284원선으로 올라서 거래됐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85.30원, 저점은 1,283.30원으로 변동폭은 2원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오전장만 해도 순매도세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방향을 전환, 여드레째 주식순매수 행진을 이었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13억원, 32억원의 매수우위였다. 지난 금요일 주식순매수분 2,288억원이 달러 공급 요인으로 13일중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9,1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2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1,900달러, 1억8,000만달러가 거래됐다. 13일 기준환율은 1,284.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