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사흘만에 하락반전, "증시 요인 주목"

환율이 국내 증시 요인을 반영하면서 사흘만에 하락했다. 지난주 단기급등에 따른 이틀간의 조정 장세를 일단락 짓고 전날 S&P의 신용등급 상향에도 무심했던 외환시장은 이날 증시 호조 등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달러매물의 공급은 많지 않아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인 장세였다.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다시 증시의 강세 유지여부에 쏠렸으며 당분간 증시에 초점을 맞춘 거래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주식시장이 닷새째 강세를 보이는 등 경제 펀더멘털 호전 기대감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으며 추가로 아래쪽을 테스트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당분간은 횡보하면서 고점 매도 기회를 노리는 '시간 조정'이 이뤄진 뒤 빌미만 붙으면 아래쪽을 적극적으로 밀어볼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전날보다 2.80원 내린 1,284.6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부터 강한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으로 보유물량을 털어낸 덕분에 환율은 저점을 꾸준히 낮추긴 했으나 주거래는 1,284∼1,285원에서 이뤄지는 횡보세였다. ◆ 마음은 하락, 몸은 제자리 = 실질적으로 물량 공급이 많지 않았던 탓에 낙폭은 깊지 않았으며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실수 물량이 뒷받침돼야 함을 보여줬다. 시장 분위기는 일단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이은 증시의 상승 랠리로 달러매도(숏)가 강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의 주식 추가매수 여력이나 주식의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외국인 주식자금도 덜 나올 것으로 보여 달러매도(숏)마인드는 강하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박스권이 여전히 이어져 횡보할 것으로 보여 내일은 1,281∼1,287원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외국인이 주식을 얼마나 사고 물량이 나와주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시장참가자들이 하나같이 고점매도 찬스만 기다릴 뿐 실제 공급물량이 적어 운신폭이 좁았다"며 "위로 올라갈만한 요인이 눈에 띠지 않고 순환적으로 조정을 거치면서 아래쪽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시에 일단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다 아래쪽이 막히고 있다는 인식도 빌미만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내릴 수 있다"며 "시간 조정이 일단 필요하고 내일은 일단 1,281원 정도면 저점을 보인다"고 전망했다. ◆ 증시 요인 주목 = 환율은 이날 5개월여만에 600선을 넘어선 종합주가지수와 사흘만에 1,000억원을 넘어선 외국인의 주식순매수에 주목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순매도로 전환해 최근의 순매수에서 손바꿈이 일어나는가 했으나 이날 대규모로 순매수로 다시 방향을 바꿔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19억원, 63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또 주가는 전날보다 17.85포인트, 3.03% 오른 606.08로 마쳐 닷새째 상승했으며 지난 6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종합지수 600선을 돌파, 달러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업체는 1,283∼1,284원선에서 저가매수나 결제수요를 유입, 환율 하락을 막았으며 네고물량도 간헐적으로 출회됐으나 업체 참여는 활발하지 않다. 내놓을 물량이 있는 업체는 일단 1,290원대로의 반등을 기다리고, 사자는 세력도 1,280원대 초반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조정장세를 보이며 오후 5시 2분 현재 121.71엔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뉴욕에서 카불점령 소식을 업고 121.63엔까지 올라선 달러/엔은 일본 정부의 엔 약세에 대한 개입우려와 10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달에 비해 2.5% 상승할 것이란 예상으로 지지됐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달러/원 환율은 전날 국내 시장의 상승세를 잇고 달러/엔의 121엔대 진입에 영향을 받아 1,290/1,291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90원 낮은 1,286.50원에 시작한 환율은 9시 44분경 1,284.70원으로 내려선 뒤 추가 하락이 막히고 반등을 시도, 1,285.60원으로 올랐다. 이후 환율은 물량 공급이 늘면서 10시 32분경 1,284.50원으로 저점을 낮추기도 했으나 대체로 1,285원을 경계로 시소게임을 펼친 끝에 1,285.2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증시가 600선을 넘고 외국인 순매수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을 반영,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내린 1,284.80원에 오후장을 연 뒤 1시 34분경 1,284.10원으로 오전중 저점을 깼다. 그러나 추가 하락할만한 수급이나 재료가 추가로 나오지 않아 1,284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치다가 서서히 물량이 나오면서 3시 29분경 이날 저점인 1,283.30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83∼1,284원 언저리를 맴돌았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86.50원, 저점은 1,283.30원으로 변동폭은 3.2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2,5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9,2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5,850달러, 1억5,350만달러가 거래됐다. 15일 기준환율은 1,284.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