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亞 전자업계 연말 '特需몰이'

아시아 첨단기술 업계의 운명은 연말 소비심리가 결정할 전망이다. 올해 세계경기 둔화에 따라 기업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연말 성수기가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9.11테러 이후 미국과 유럽의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태.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지리란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어 특히 연말 대목을 앞두고 있는 전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PC 가전 등 전자업계의 지난 10월 실적은 전달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하지만 수요증가보다는 연말특수를 앞둔 판매업체들의 재고축적이 주된 이유. 골드만삭스의 조다난 로스 아시아기술연구부장은 "세계경기 사이클은 현재 바닥에 도달해 있다"면서 "하지만 그 시점이 연말 성수기라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행히 세계경제는 올 4.4분기에 호전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대만 기업들의 PC 재고초과분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휴대전화 재고량도 마찬가지다. 최근들어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인터넷 휴대전화가 가파른 판매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PC 제조회사나 디지털 가전기기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를 게을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새 운영체제인 "윈도XP"를 발표,연말 소비심리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윈도XP가 PC매출 촉진에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트북PC만이 비교적 잘 팔리고 있다. 인터넷 휴대전화는 앞으로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2.5세대 서비스가 선보이면서 기존 무선통신 서비스보다 더 빠른 인터넷 접속환경과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2.5세대 서비스는 기존 음성위주의 서비스에 비해 고가의 반도체칩을 더 많이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업계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세대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의 최신 모델이 이전 기기보다 약 50%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게임기도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연말특수가 기대되는 분야다. MS의 X박스,닌텐도의 게임큐브 등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들 제품은 상당량이 아시아에서 제조되고 있다. 하지만 연말특수에 대한 이같은 기대가 과연 현실로 나타날 지는 두고봐야 한다. 경기예측이 그만큼 힘든 시기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