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제 리더' 자리매김 ..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지난 17일 폐막작 "수리요타이" 상영을 끝으로 9일간 잔치의 막내렸다. 이날밤 부산전시 컨벤션센터(BEXCO)에서 5천여명의 영화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문성근과 배유정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에선 송일곤 감독의 "꽃섬"이 주요 부문상을 휩쓸었다. "꽃섬"은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을 비롯,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과 PSB(부산방송) 관객상을 차지했다. 또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는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과 뉴커런츠부문의 스페셜멘션(가작)에 선정됐고 넷팩상부문의 스페셜멘션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와 "나쁜 남자"(김기덕)에 공동으로 돌아갔다. 한국영화를 국제영화제에 알리는데 기여한 에바 자오랄로바 카를로비바리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공로상을 받았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대 테러전쟁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아시아영화제의 리더'로 제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총 60개국에서 2백편의 영화가 초청됐고 전체 18만3천2백25 좌석 중 14만3천1백3석(유료좌석 12만6천613석)이 팔려나가 78.1%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유료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4만1천여명 줄었지만 이는 상당수 상영관들이 멀티플렉스관으로 새단장하면서 공급좌석수가 4만석 가량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백10편의 영화 좌석이 완전 매진됐거나 2차례 중 1차례분이 매진되는 성과를 올렸다. 관객층도 다양해졌다. 10대 후반, 20대 초반 관객이 대부분이었던 이전과 달리 30대 이상과 가족 단위 관객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최근 한국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영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진 게 그 이유다. 관객들의 취향도 다양해져 입장권이 한국영화를 비롯 유럽영화 아시아영화 등 전 작품에 걸쳐 고르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백7차례에 달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해 4차례의 핸드프린팅,8차례의 영화인 야외무대 초청행사,10차례의 공식파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려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칸과 도쿄,베를린영화제 등 세계 주요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배우와 감독 등 30개국으로부터 3천7백61명의 게스트(국내 3천1백2명,해외 6백59명)가 영화제 기간 중 방한했다. 지난해에 비해 1천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할리우드 영화의 침체와 아시아영화의 급부상 등 영화계 판도가 변화하면서 각국 영화 관계자들은 '제2의 와호장룡'을 찾는 데 열을 올렸다. 특히 영화제 기간에 열린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는 게스트 8백50명과 언론인 1천5백7명이 참가,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영화산업 사전시장(Pre Market)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 최초로 열린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2001)와 제1회 국제방송 영상물견본시(BCWW2001)도 각각 9개국에서 27개 전시팀과 17개국 1백10개 전시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이처럼 풍성한 성과와 높아진 위상에도 불구하고 영화계 안팎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초청 게스트들의 참석 불발,잦은 상영작 취소,각종 편의시설 부족 등은 지엽적인 것으로 치더라도 개최 시기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부산=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