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수능..학군明堂 뜬다

서울 8학군 등 명문고 주변으로 이사하려는 가정은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상외로 어렵게 출제된데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려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한동안 잠잠하던 전세값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꿈틀거리고 있다. ◇8학군 주변과 목동 강세=수능 이후 서울에선 8학군의 중심지인 대치.개포동 일대 전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3단지.시영등과 대치동 현대.쌍용아파트의 전평형이 보름간 5백만∼1천만원 정도 뛰었다. 이곳은 특히 학군도 학군이지만 유명 사설학원들이 몰려있어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있다. 강남 통일공인 이성기 대표는 "명문 학교와 학원을 쫓는 매수 문의가 최근들어 부쩍 늘었다"며 "앞으로 2∼3개월간 전세값 강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양천구 목동에선 학군이 좋은 목동 3,4단지가 꾸준히 전세수요가 유입된데 힘입어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도시 명문고 인근도 마찬가지=신흥 명문고가 몰려있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일대의 경우 30∼40평형 아파트의 전세값이 최근 한달동안 5백만∼3천만원 가량 뛰었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지역은 내년부터 실시되는 고교 평준화로 근거리 배정방식이 채택되면서 명문고 주변의 아파트 매매·전세값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에서 선호되고 있는 곳은 명문고로 꼽히는 서현·분당고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들이다. 일산에선 명문고로 분류되는 백석·백신·정발고등학교 등이 몰려있는 신도시 동남쪽이 유난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학력 격차가 원인=명문고 주변으로의 이주가 본격화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명문고와 비명문고의 학력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수능마저 어렵게 출제되면서 명문고 선호 현상이 심해졌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 과장(42)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자녀를 강남에서 교육시키기 위해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매물이 귀해 쉽게 구할 수 없다"며 "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친구들이 너도나도 강남으로 이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들은 초등학교 4∼5학년 자녀를 둔 사람들이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미리 적응하는 시간을 2∼3년 정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