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국환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 위원장>

하이닉스 구조조정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신국환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설비의 중국매각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경영진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거론할 때가 아니다"면서도 "위원회에서 전반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구조조정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면 중국에 대한 설비매각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반도체 산업은 첨단산업인 데다 전세계에서 바라보고 있다. 돈도 막대하게 들어가고 국가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해 잡음이 안나도록 신중하게 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결정할 생각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살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원리에 맡겨서 살려야 한다. 회사 마음대로는 안될 것이다" -마이크론 등과의 합병 추진은. "그런 것을 포함해서 모두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지금은 하이닉스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부품은 완제품에 영향을 미치므로 부품 경쟁력이 없으면 안된다" -채권단의 지원으로 부족한가. "지금까지는 돈 흐름만 보고 유동성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돈만 지원했다. 이는 근본적인 회생방안이 아니다. 특위에선 재무플랜을 포함해 근본적인 갱생처방을 제시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동의한다면 유동성을 더 지원해 투자재원을 확보토록 해줄 것이다. 반도체 가격 전망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회생 계획을 다시 짤 것이다" -박종섭 사장 등 현 경영진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나. "박 사장은 구조조정 특위 위원이 될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 마지막이 돼야 한다. 전부 다 검토해서 결론을 낼 예정이다" -무슨 시행착오를 얘기하는 건가. "작년부터 나타난 유동성 위기는 반도체시장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냉혹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체질을 갖추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거취를 논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앞으로 특위 역할은. "하이닉스 문제는 청문회 감인데…. 참 험한 일이다.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한국 구조조정의 상징이다. 일관성 있는 구조조정을 실증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사안으로 결론을 명쾌하게 내야 한다. 기업의 실체와 반도체 산업 전반을 검토해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국민 혈세가 들어간 만큼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론을 유도해야 한다. 3개 공장의 기술수준을 짚어보고 살릴 건 살리고 처분할 건 처분해야 한다. 반도체 전문가 의견도 수렴하고 장비 및 재료산업도 함께 고려할 생각이다" -특위 역할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특위는 앞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작성하고 회사와 채권단이 각각 추진토록 할 것이다. 회사측도 이미 자구안을 갖고 있지만 아무래도 회사 입장에서 만들어 실제와 맞지 않는 부분이 꽤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시정해야 한다" -특위 위원장 자리를 수락한 이유는. "자존심과 사명감 때문에 수락했다. 나는 80년대 초반 상공부 전기전자공업국장 시절 만인이 반대하던 반도체 투자를 주도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 10개년 계획을 마련해 추진해온 사람으로서 반도체에 대한 개인적인 애착도 있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