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호황 만났네'..9.11테러 후유증..외출은 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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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9·11테러 이후 외출이 감소함에 따라 집안에서의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출시된 신종 게임기들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이테크컨설팅회사인 NDP펀월드는 최근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게임기 X박스와 닌텐도의 신형 게임기 게임큐브의 매진사태가 빚어지면서 올해 미국의 비디오게임 시장규모는 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최고치에 달했던 1999년의 61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X박스와 게임큐브는 지난 15일과 18일에 각각 출시된 이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
실제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뉴욕 등 미국내 대도시의 49개 유통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X박스가 매진되고 있다고 밝힌 곳이 84%에 달했다.
게임큐브도 매장의 57%가 없어서 못 판다고 응답했다.
MS는 초기 물량으로 30만대의 X박스를 내놓았고 닌텐도는 70만대의 게임큐브를 매장에 공급했다.
닌텐도의 경우 게임큐브 출시 첫날인 18일 하룻동안 게임기 판매액이 1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연내에 1백만∼1백50만대의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NDP펀월드의 리처드 오 연구원은 "9·11 테러의 후유증으로 다른 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게임기 쪽은 호황"이라면서 "사람들이 바깥 출입을 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비디오 게임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 들어 지난 9월말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43억달러어치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