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죽음도 에로틱하게... .. 조각가 이일호 7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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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에로티시즘 조각으로 일관해 온 이일호씨(56)가 28일부터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7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사랑과 죽음에 대하여'란 주제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환희를 쫓는 양극단적인 내면의 모습을 조형화한 근작 20여점을 출품한다.
그는 잠재된 인간의 성적 충동과 나르시시즘에 의한 에로티시즘 형상으로 주목받아 온 작가다.
이번 개인전에도 변형된 누드조각과 남녀의 성애(性愛)형상조각,인체의 복합구조 조각 등이 주류를 이룬다.
이씨는 남녀 성행위나 여성의 성기 등을 형태의 왜곡과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독특한 조형미로 연출해 낸다.
데페이즈망은 누드여인과 신라 불교석탑이 공존하는 설치작처럼 연관성 없는 사물 간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조각기법.작가는 '예술을 가장 단순한 표현으로 축약시킨다면 그것은 사랑'이라는 앙드레 브르통의 말처럼 에로티시즘 조각을 통해 관습적 억압에서 벗어난 인간의 자유의지와 나아가 무의식의 세계까지 집요하게 탐구하고 있다.
'죽음'을 표현한 작품들은 에로티시즘 조각과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젊은 여인의 얼굴이 해골과 붙어 있거나 비명을 지르는 누드여인이 전신상의 해골과 결합된 모습들은 죽음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죽음을 주제로 한 조각 제작에 대해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1983년 중앙일보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한국현대조각회 회장을 역임했다.
12월11일까지.(02)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