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의 경제읽기] 과장된 '高학력 실업'..모든 계층 고용기회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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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0대 실업률이 6.3%로 전체 실업률 3.1%보다 두 배나 높은 상황이다.
대졸 취업난은 한층 더 심각해 대기업의 공채경쟁률은 1백대 1이 기본이라고 한다.
이에 정부는 청소년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5천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청년.대졸 실업난은 과장된 면이 있고 이에 대한 정부정책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과거 실업률 자료를 보면 청년.대졸 실업률은 언제나 전체 실업률을 웃돌았다.
또 최근들어 이들 실업률이 전체 평균에 비해 더 높아졌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90년대초에는 전체 실업률의 2.2배나 됐던 20대 실업률이 현재 1.8배로 줄어들었다.
특히 20대 대졸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더욱 개선돼 이 기간중 전체 평균의 3.7배에서 1.6배로 감소했다.
외환위기로 인해 모든 사람의 일자리가 줄었지만 명예퇴직을 당한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쉽게 재취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벤처.IT붐을 타고 고급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대졸 실업률이 다른 집단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물론 이런 하락 추세가 반전돼 작년 5.6%였던 대졸 실업률이 올들어 6.3%로 증가했다.
대졸인력 신규 채용을 주도해 왔던 산업이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동향을 보면 제조업 수출산업 벤처.IT산업은 침체된 반면 고용 흡수력이 큰 서비스업 내수산업은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2%대의 저성장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실업률이 3%대로 떨어진 이유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정규직 전문직 취업 문턱은 높아졌고 중소기업 비정규직 비전문직이라도 선택해야 할 대졸자들은 눈높이를 낮추지 않은 채 취업난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청년.대졸 실업률이 다른 연령계층에 비해 높은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직장을 찾을 확률을 비교해 보면 청년.대졸 근로자와 다른 연령 집단 간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청년.대졸 근로자는 쉽게 직장을 그만둬 다른 연령층보다 이직률이 높다.
결국 20대에는 평생 직장을 찾기 위해 여러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그 과정에서 실업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직장을 찾을 확률에만 초점을 맞춰 청년.대졸 실업률을 낮추려 하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내년초부터 대.고졸 실업자를 위해 정부기관과 일반기업에 임시 근무처를 마련해 주기로 했다.
식비 교통비 등 월 25만~30만원의 수당도 지급한다고 한다.
겉으론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 정책에는 큰 허점이 있다.
쉽게 임시직을 구할 수 있는데 누가 눈높이를 조절해 중소기업 비정규직 비전문직을 택하겠는가.
임시로 취직하더라도 직장 찾기를 계속할테니 이직률은 낮아지지 않고 정부 보조금만 흔적없이 사라질 것이 뻔하다.
우리 주변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도와주어야 할 극빈자 노약자 청소년 가장들이 많다.
이들을 돕기에도 모자란 판에 왜 대졸자에게까지 세금을 써야 하는가.
고학력 실업문제는 특별취급하지 말고 스스로 눈높이를 낮추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다.
대신 경기 회복에 노력해 모든 계층의 고용기회를 늘리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대기업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이 공존하는 기현상이 사라지고 전공과 관계없이 무조건 대학에 가야 한다는 인식도 바뀔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