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이틀째 6.80원 상승, "증시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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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 내리 상승흐름을 타면서 1,270원대로 진입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으며 달러수요가 공급을 눌렀다. 하이닉스반도체 관련 은행권의 충당금수요나 결제수요 등이 1,260원 바닥권 인식을 바탕으로 수급상황을 압도했다.
향후 증시 흐름에 기댄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분위기는 추가 반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반등의 빌미가 제기되고 있는데다 일단 1,260원대에 대한 바닥권 인식은 1,260∼1,280원 범위의 단기 박스권을 설정케 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80원 오른 1,272.10원에 마감했다.
◆ 증시 여건 주목 = 증시의 급등락이 환율 변동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당국의 1,260원대 지지를 위한 대책이 증시 동향과 맞물려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충당금 수요가 이어지고 당국의 수급조절책에 대한 언급이 시장 마인드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1,260원대를 바닥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충당금 수요가 수급상황을 장악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 레벨에서는 충당금을 쌓을만한 충분한 여건이 되며 추가 수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단기급락에 대한 충분한 조정을 받았으며 장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내일은 좀 더 오름만한 여지가 있어 1,268∼1,276원에서 움직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반등보다는 당국이 레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수요를 결집하고 있다"며 "일단 급하게 내려온만큼 1,260원대를 지지하면서 안정적으로 1,270원대로 올려놓자는 관리성격이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증시가 이같은 당국의 관리를 위한 빌미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1,260∼1,280원 범위에서 방향을 잡기 위한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주가 급락, 수요 우위 뚜렷 = 주가 폭락 등 변화된 증시 여건이 환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수급 또한 최근 사그러들었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는 전날보다 38.08포인트, 5.68% 낮은 632.02에 마감, 기대감에 의존해 파죽지세로 올랐던 상승가도는 이틀동안 큰 폭의 조정을 맞보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11일만에 매도쪽에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0억원, 4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주식매매패턴의 전환은 달러매도 심리를 누그러뜨렸다. 지난 이틀간 4,000억원을 넘어선 순매수분 가운데 매물화된 부분이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도 했다.
전날 2억달러에 달했던 은행권의 하이닉스 관련 대손충당금 수요도 1,260원대를 매수타이밍으로 보고 이날도 대규모로 상승압력을 가했다. 공기업의 헤지매수세와 결제수요 등이 네고물량 등의 공급을 누르면서 수요우위의 장세를 연출했다. 역외세력도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우세했다.
지난 26일의 외국인 주식매수대금이 대부분 시장에 공급된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 관련 충당금 적립용 수요와 수입업체 결제수요 등이 더해지며 시장은 달러수요우위를 지속하고있다.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 공급도 상당히 많아 시장의 달러수급 공방은 대단히 치열하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4엔 밑에서 하락압력을 받았으며 오후 5시 현재 123.59엔이다. S&P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 조정했음에도 오히려 낙폭을 넓혔다. 이미 예상해오던 바였던데다 당초 두단계 하락 예상에서 한단계로 줄면서 호재로 인식된 것.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 마감가와 같은 1,265.30원에 개장한 환율은 한동안 1,265원선에서 등락하다가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으로 9시 46분경 이날 저점인 1,264.90원으로 내렸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어렵다는 인식으로 충당금 및 헤지매수세가 등장하자 10시 26분경 1,270.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물량 공급으로 1,270원 밑으로 하락, 차츰 거래범위를 낮추면서 1,268.1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90원 오른 1,269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레벨을 높여 1시 35분경 1,270.70원으로 오전중 고점을 깼다. 그러나 다시 1,269선 후반으로 소폭 반락했던 환율은 추가 매수세가 가담, 레벨을 높이면서 2시 22분경 1,272.50원으로 올랐다.
이후 환율은 주로 1,271원선에서 선회하다가 3시 26분경 1,272.70원으로 거듭 고점을 경신한 뒤 1,271∼1,272원선을 거닐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72.70원, 저점은 1,264.90원으로 변동폭은 7.80원.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5억2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1,7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180달러, 3억140달러가 거래됐다. 29일 기준환율은 1,269.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