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기자의 '증시 Q&A'] "원화 강세, 증시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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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주가와 원화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화강세는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나요.
A:그렇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환율 하락을 말하는 원화강세는 그만큼 한국경제가 강하다는 뜻입니다.
이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호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화강세는 외국인의 주식 구매력 감소를 유발하며 환차익으로 인한 투자수익 증가가 차익실현 기회를 줄 수 있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화폐인 원화로 주식투자를 하는 내국인에게 원화강세는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달러화로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환율은 주요 변수가 됩니다.
환율이 달러당 2천원에서 1천원으로 변했다는 가정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지요.
이해를 높이기 위해 큰 폭의 변화를 가정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신규로 투자하려는 외국인에게 이같은 환율변화는 매수 여력을 약화시킵니다.
환율이 낮아지기 전 외국인은 1달러로 우리나라 주식 2천원 어치를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 하락으로 1천원어치 밖에 매수할 수 없게 됩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주식이 비싸게 보입니다.
따라서 구매력이 약화되며 신규매수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을 이미 갖고 있는 외국인에게는 환율 하락은 초과수익을 안겨줍니다.
환율이 떨어진 만큼 달러로 환산한 투자규모는 커집니다.
환율이 2천원일 때 2천원 어치 주식을 갖고 있던 외국인 투자 규모는 1달러입니다.
그러나 환율이 1천원으로 하락하면 투자규모는 2달러로 불어납니다.
환율 차익이 생긴 것입니다.
수익이 커진 만큼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원화강세는 구매력약화와 더불어 차익매물을 불러낼 수 있어 주식시장에 호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의 예는 원화강세라는 결과만을 가지고 따져 보았습니다.
원화강세가 추세적으로 이뤄진다면 당장은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들의 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투기세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경우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적정환율이 이뤄질 때까지 원화강세는 신규매수를 유인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화강세를 초래하는 경제호전에 의한 주식투자 수익이 존재하는 한 외국인에게 우리 시장은 매력적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은 주가에 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집위원 bo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