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속 외국기업] (인터뷰) 자비에르 스메켄스 <주한 EU상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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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르 스메켄스(Xavier Smekens)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EUCCK) 회장을 처음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국적과 이름 발음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자비에르는 프랑스어고 스메켄스는 네덜란드어입니다. 고향은 벨기에고 여기 오기전엔 루마니아에서 살았습니다. 아시겠지만 벨기에는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 3가지를 공용어로 사용하죠"
이 때문에 영어를 포함해 4개 언어를 어느 것에도 완벽하진 않지만 불편 없이 한다.
지난 9월 1년 임기를 맡은 스메켄스 회장은 한국 생활 4년째.
벨기에 맥주회사 인터브루가 98년 OB맥주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당시 인터브루 루마니아 사장이던 그를 재무관리담당 임원으로 파견했다.
그는 이달 초 한나라당 국가혁신위가 마련한 주한 외국경제인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의 회계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한국기업의 글로벌스탠더드 경영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그도 5백여개 EUCCK 회원사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의식했음인지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임했다.
"EUCCK는 균형있는 조직입니다. 회원사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수용하는게 아니라 여러번 검토하고 토의합니다. 지금 내년 3월 '2002 EU 트레이드 이슈'를 발간하기 위해 작업중이고요"
이 책자는 EUCCK가 매년 한국에서 사업하는데 불편한 사항을 모아서 EU에 제출하는 자료다.
EU는 이 책을 근거로 한국정부에 시정을 요구한다.
-한국의 사업 여건이 어느정도 개선됐다고 보십니까.
"최근들어 개혁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선된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처음 한국에 온 98년 이후 3년간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유럽기업들은 한국에 지난 3년반 동안 1백59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한국의 장기 전망을 밝게 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유례없는 성장률에다 인적구성이 좋고 무엇보다 열심히 일합니다"
-다국적기업들이 버는 만큼 투자를 안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다국적기업들이 한국에서 추구하는 것은 '윈-윈'입니다.
다국적기업들은 한국과 노하우를 나누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3년전 한국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유럽은 세계 어떤 지역보다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유럽기업들은 한국 시장과 상품을 존중합니다"
-북한에 축구공 20만개를 목표로 보내고 어린이 남북친선축구대회를 추진하는 등 대북 사업이 활발한데.
"평화와 안정이 정착되면 남북한뿐 아니라 여기서 사업하는 유럽기업들에도 이득입니다.
내년 9월엔 북한에서 산업기자재전을 개최합니다.
당장 결실을 기대하진 않지만 개최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EUCCK는 앞으로도 대북 친선사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정책이란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통독 경험과 구소련 국가 개방으로 유럽이 한국의 통일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대한 인식은 처음 왔을 때와 어떻게 달라지고 있습니까.
"비즈니스맨으로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국 사람들의 결집력과 목표에 대한 추진력입니다.
또 역동적입니다.
유럽에선 5시30분이면 상점이 문을 닫아 거리 풍경이 외로웠습니다.
귀국하게 되면 사람들한테 '뭐야 벌써 퇴근하는거야? 한국사람들은 이 시간이면 한창 일할 때야'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는 7살 9살인 아들 딸이 방배동에 있는 프랑스학교에 다니는데 이곳 생활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유럽은 늘 흐렸었는데 특히 한국 겨울 날씨는 화창해서 좋습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