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재무개선 본격 착수..홍콩계 최대주주 지분매각 계기 '군살빼기'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로 널리 알려진 한글과컴퓨터가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으로 새 전기를 맞았다. 최대주주였던 홍콩계 벤처캐피털 웨스트에버뉴가 최근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함에 따라 한컴 주식의 95%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게 됐다. 한컴은 이를 계기로 재무구조 개선 및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매각=웨스트에버뉴는 지난 28일 증시에서 보유주식 전량인 3백55만3천8백45주(6.57%)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해외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여부와 한컴 주식 장내 매집이 한컴의 경영권 향배를 결정할 중요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한컴측은 "웨스트애버뉴측에서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은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통보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주주 지분 매각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특정 기업이 장내에서 한컴 주식을 매집해 경영권을 장악할 소지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컴 최고재무관리자(CFO)인 김진 상무는 "최대주주 웨스트애버뉴의 지분율이 6.57%에 불과했다"며 "지분 매각으로 인한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한컴은 내실경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영업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비용은 대부분 삭감하거나 동결했다. 접대비를 상반기의 30% 수준으로 줄였고 최근 사업부를 통합,인력을 재배치하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한컴은 특히 지분법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한컴은 지난 9월까지 매출 2백54억원,영업이익 20억원을 올렸지만 지분법 적용에 따라 평가손실이 1백5억원이나 되고 개발비 부담이 커 순손실 2백10억원을 기록했다. 현행 지분법에 따르면 투자지분이 20%가 넘을 경우 투자대상 회사의 손실을 지분율만큼 떠안아야 한다. 김 상무는 "투자지분이 높은 자회사를 중심으로 증자를 통한 지분율 축소나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컴은 지난 28일 자회사인 한컴리눅스 보유주식 전량인 13만5천주를 30억5천만원에 처분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