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월드컵 中특수 누리려면

미국 테러사건이 일어난 지난 9월중순 이후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일본 관광객들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해외명품 가게가 즐비한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지난 10∼11월 두달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이상 늘어났다. 이들의 1인당 구매액은 1백만원 가량. 내국인의 3배를 넘고 있다. 일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한달간 월드컵축구 경기가 열리면 일본 관광객이 주춤하는 대신 중국 관광객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모든 경기를 한국에서 치르게 되는 만큼 10만명 이상의 추미(球迷·열성축구팬)들이 우리나라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한국관광의 고정고객으로 만들 방안 마련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인의 문화적 특성과 소비성향 등에 걸맞은 마케팅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일본사람들이 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인 저비용의 메리트를 중국인들이 느끼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물가가 중국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한중경영자문연구소의 강승호 박사(중국경제)는 "일본인과 중국인은 대조적인 면이 많다"며 "중국인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들어 일본인들은 양이 적지만 깔끔한 식단을 좋아하는 반면 중국인들은 덜 깔끔하더라도 풍성한 식단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일본 관광객들이 고가·명품 지향의 쇼핑을 즐기는 반면 중국 관광객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중저가의 선물용품을 선호한다. 강 박사는 중국인의 특성을 감안,산업시찰과 관광을 연계한 상품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용인 에버랜드-이천 도자기단지-수원 삼성전자 등을 돌아보는 관광상품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과 자랑거리를 만들어준다는 분석이다.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내년 월드컵 특수는 놓칠 수 없는 호재다. 유통·서비스 업계가 중국인 연구에 머리를 싸매길 기대한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