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R 기업이 뜬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외IR(기업설명회)가 주가흐름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국내 코스닥 기업들도 IR를 부수적인 업무가 아닌 주요 업무로 인식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해외IR 활동을 정기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IR 실시기업 주가도 좋다=5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해외 IR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주가 상승률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기업이 KTF.이 회사는 지난 11월1일부터 16일까지 아시아 미국 유럽 등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해외 로드쇼(순회 IR)를 전개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중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일 매수우위를 보이며 2천5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해외 로드쇼 실시 이전에는 3만5천원에 머물던 주가가 로드쇼를 계기로 본격 상승해 최근에는 4만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3분기 실적치에 관심을 보이던 외국인이 회사 경영진의 설명을 듣고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측이 향후 수익성 증대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액토즈소프트도 지난달 말 홍콩에서 기업설명회를 가진 뒤 외국인 지분율이 10%대로 증가했다. 액토즈소프트측은 기술담당임원(CTO)까지 파견해 외국계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게임 개발과정 등을 보여주는 열의를 보였다. 이같이 해외IR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외IR에 나서는 기업수도 급증하고 있다.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28개 코스닥 등록기업이 국내외에서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연 것으로 조사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시가총액의 10%를 넘어서게 되자 해외 IR에 대한 등록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IR은 기업의 주요 업무=미국 월가에서 10여년간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로이홍 월스트리트 컨설팅 그룹 대표의 'IR'관은 국내 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코스닥증권시장(주)이 마련한 해외IR 간담회에서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이 기업의 주업무이듯 투자가를 위한 마케팅인 IR도 기업의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R는 CEO(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전 경영진이 힘을 모아 지속적이며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IR는 대상자가 외국인 투자자인 만큼 한국적 기준이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IR활동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사례 발표를 한 변대규 휴맥스 대표는 "회사 경영상 중요한 이슈가 생겼을 때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컨퍼런스 콜을 제의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