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위칭데이 변동성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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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수가 700선을 돌파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쉬어가는 장세가 예상됐으나 선물강세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가 주가 700선 도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은 다음주에도 전체적으로는 680선 이상의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주 630선의 저점에서 700선 고점까지 폭등과 조정을 거치면서 크게 출렁였으나 주후반 지수안정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시장기반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경기회복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금리상승 추세와 함께 유동성이 주식시장의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내년 경제성장률 3.9% 전망 발표는 주식시장에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수급차원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고 또 이런 추세에 큰 변동은 없어 보인다. 지난 5일까지 12월 첫째주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해외펀드를 중심으로 다시 자금이 순유입된 것도 긍정적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항제철, 국민은행 등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고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외국인 지분한도가 거의 꽉차는 등 유통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지수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는 지수상승도 중요하지만 추세안정성을 보여줬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일단 외국인 시장참여 확대가 관건이나 반도체 모멘텀이 구체화된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 다음주 고비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double witching day) = 그러나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떠오른 것은 오는 13일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이다.
기관의 보수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매수가 크게 유입됐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이 상승한 것이 최근장의 특징이다.
그런 가운데 매수차익잔고가 7일 현재 1조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긍정적인 이면에 수급불안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전체로는 내주 더블위칭데이 위험과 미국 경제지표, 4/4분기 실적예고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을 비롯한 시장 상승에 민감한 투자자들의 선물 매수가 이어지면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상회하는 콘탱고가 지속적으로 유지, 청산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거래량이 크게 급증하면서 장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장중 백워데이션을 보였더라도 일시에 급변하기 때문에 주문애러를 우려한 거래자들이 청산을 꺼리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3.00포인트, 3.48% 급등한 89.20으로 마쳤다. 코스피200지수는 88.25로 2.41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베이시스는 플러스 0.95의 콘탱고까지 확대됐다. 미국이 11월 실업률 발표 이후 나스닥 2,000선, 다우 10,000선이 지지되는지를 봐야겠지만 오는 10일 주초 거래에서도 프로그램 매수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 매수차익잔고 청산충격 최소화 =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기회복과 함께 유동성을 바탕으로 견조한 시장 흐름을 보이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시장충격은 회피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누증된 매수차익잔고로 부담으로 지수관련주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이 요망되긴 하지만 강세장에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크긴 하지만 과거 경험을 토대로 판단해볼 때 프로그램 매물이 추세를 뒤흔든 적은 없다"며 "시장 상승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투신증권의 한정희 분석역은 "시장베이시스 콘탱고로 만기 당일을 전후해 청산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배당이 적을 것 같고 아직까지 3월물이 저평가돼 있어 가급적 털고 갈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매수차익잔고가 1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절반 이상이 출회되고 과연 그것을 외국인이나 개인이 받아줄 것이냐는 자못 의심이 든다.
외국인이 12월 만기이익을 최대화하면서 시장충격을 최소화는 절묘한 해법을 가져가려면 △ 롤오버를 증가시키기 위해 콘탱고를 확대하거나 △ 부분적인 청산기회를 주면서 매수세를 늘리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델타투자자문의 박상현 이사는 "외국인이 선물만기 정산이익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매수차익잔고가 많아 외국인이 받아주지 못한다고 보면 절반 가량은 어떻게든 롤오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차익거래자들간 눈치보기가 극심하고 한꺼번에 쏠려 나오면 급락에 따른 손실도 예상된다"며 "만기를 전후해 종가기준 지수는 덜 변해도 장중 변동성은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