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증시를 빛낸 기업] 'LG화학' .. 高부가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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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기호 사장 ]
국내 최대의 종합화학업체인 LG화학은 지난 4월1일 기업분할을 통해 화학전문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분할을 계기로 기업 투명성과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좋아졌다.
첨단 정보전자소재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고기능 산업재를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등 사업구조를 바꾸는 작업도 추진중이다.
3.4분기 영업실적은 대폭 호전됐다.
미국 테러 사태로 석유화학 경기회복이 더디고 IT(정보기술)산업도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열악한 조건을 감안하면 대단한 "저력"이다.
3분기 매출은 1조2천88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2%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천12억원을 기록,23% 늘었다.
이에 따라 올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5천6백91억원과 2천8백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4조7천4백64억원,영업이익 3천6백34억원이다.
분할되기 이전인 1~3월까지의 실적을 뺄 경우 올해 매출은 3조5천7백23억원,영업이익은 2천5백74억원,순이익은 1천2백3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매출(4조6천8백58억원)과 영업이익(4천1백35억원)이 31.2%와 60.6% 늘고 순이익(1천9백53억원)도 5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의 영업실적 호전 배경으로는 원료가격 하락과 주력제품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틸렌:고기능성 플라스틱)가격 회복,산업재 부문의 특수 등이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ABS와 PVC(폴리염화비닐:범용플라스틱)의 기초원료인 벤젠,EDC(염화에틸렌:화학물질) 등의 값이 내려 원가구조가 개선됐고 주력제품인 ABS의 가격도 회복돼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리모델링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PVC 창호와 바닥재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건설 경기가 살아나 산업재 부문은 3분기에 매출 5천43억원,영업이익 4백51억원을 기록해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효자" 노릇을 했다.
거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한 자회사들이 순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설비투자가 2003년께 마무리돼 앞으로 실적 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오는 2005년 전체 매출액의 26%(20억달러)를 중국에서 거둬들인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의 중국 자회사는 모두 중국과의 합작법인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각종 세제지원을 받고 있다.
최고 경영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력을 현지인으로 활용,토착화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PVC를 생산하는 톈진(天津)의 "LG DAGU" 법인의 경우 상업 가동 첫해인 98년부터 순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PVC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1백60만달러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ABS를 생산하고 있는 절강성 닝보(寧波)시의 "LG용싱(Yongxing)법인"도 상업 가동 이듬해인 99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지난 9월말 현재 순이익이 1천1백29만 달러에 달한다.
LG화학 주가는 경기회복에 선행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내년에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원유가 하락,중국 합작법인의 성공적인 기반 구축 등에 힘입어 최근 한달간 주가가 40% 이상 올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거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선점한 데다 단순 석유화학 제품에서 정보소재와 같은 고마진 제품으로까지 사업다각화가 갖춰져 있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도 뛰어나다"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발판삼아 당분간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