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널드 그레그 <前 주한미대사> .. "한국 관료주의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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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10일 디트로이트에서 한국경제를 설명하는 코리아캐러번에 참석, 기자와 만나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관료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좀더 우호적인 국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그레그 회장과의 일문일답.
-뉴욕에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국 관련 행사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단체입니다.
회장으로서 한국경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얼마전 윌리엄 코헨 전국방장관, 아자이 초프라 IMF 한국담당과장 및 국제신용평가회사 관계자들이 모여 세미나를 가졌는데 참석자들이 모두 한국경제를 밝게 봤습니다.
기업의 투명성이나 부도처리, 대기업의 경영 등 주요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 의지가 강합니다.
S&P도 최근 국가신용등급을 올리지 않았습니까"
-한국경제를 밝게 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여러가지 긍정적인 신호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주식시장은 최근 저점에 비해 35% 올랐고 반도체칩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차의 대미수출도 급증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이 중요한 때입니다.
GM의 대우자동차 인수협상, AIG의 현대 금융사 인수문제등은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씨티그룹도 큰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한국에 가면 한국은 그만큼 혜택을 얻게 됩니다"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로 해야 될 사항은 무엇입니까.
"기업의 투명성이 더 개선돼야 합니다.
또 기업의 발목을 잡는 관료주의가 줄어야 합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여야 겠죠.
또 하나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좀더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나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외국인투자자들에 대한 대우가 개선됐지만 미국 기업인들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관료주의 문제에 대해 좀더 설명해 주시죠.
"관료주의는 모든 나라에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안된다(NO)'고 답변하는 관료들이 줄었지만 여전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무엇을 수입하려는데 일단 '안된다'라는 답변을 들으면 어떤 기분을 느끼겠습니까"
-한.미 통상관계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때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한국 반도체업체를 상대로 덤핑제소를 할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이닉스반도체와 전략적제휴 협상을 시작했는데 아주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덤핑제소는 말도 안됩니다"
-미국이 북한에 조건없이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반응이 없습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북한도 문제가 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계획이 무르익었을 때 북한당국은 미사일 문제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유보한 채 클린턴이 오면 선물로 주려 했습니다.
그것은 국제외교 관례가 아닙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안에서도 혼선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얼마전 존 볼튼 국무차관은 북한을 생화학무기 개발국으로 지목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반면 짐 케리 국무부차관보는 거의 같은 날 북한에 대해 호의적으로 얘기했습니다"
디트로이트=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