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우량주 '실세' 부상

코스닥시장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테마주 위주의 시장에서 실적을 중시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추세다. 특히 IT(정보기술)산업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펀더멘털(실적과 재무구조)이 투자의 잣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내년부터 시장퇴출제도가 강화됨에 따라 실적이 좋은 업종대표주나 중소형 우량 IT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펀더멘털 중시의 확산=지난 1,2월 상승장에선 개인투자자의 매매비중이 높았다. 수급논리에 따라 시장이 움직였고 주가의 변동성도 컸다. 그러나 코스닥지수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9월17일부터 시장체질은 달라졌다. IT경기가 3·4분기를 바닥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터에 실적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경기회복기에는 업종대표주나 우량주의 실적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IT업체들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지만 옥션 휴맥스 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 핵심 기술주들은 매출액증가율이나 이익증가율이 매우 좋았고 주가도 올랐다. 심지어 실적을 토대로 한 배당관련주가 상승하기도 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성장가치가 중시됐던 코스닥의 투자 잣대가 실적과 재무구조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화장세 진전 가능성=기관투자가의 매매비중은 최근 2%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9월12일∼12월11일) 기관투자가는 5천5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그만큼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특히 14일부터 코스닥50옵션거래가 시작됨에 따라 기관투자가가 코스닥파생상품 등에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의 보유비율이 10.16%(12월11일 현재)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 기관화장세를 진전시키는 자극제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현택 코스닥증권시장(주) 시장서비스팀장은 "파생상품을 취급하려면 어느 정도 현물 보유물량이 있어야 하므로 2%대에 불과한 기관의 매매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량주 저점매수 전략=코스닥시장의 체질이 바뀌고 있는 만큼 투자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내년부터 최종부도가 나면 즉시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퇴출제도가 강화되므로 좋은 실적과 안정된 재무구조가 투자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가의 변동성에 의존해 단타매매를 하는 것보다 우량기술주를 중장기보유하는 방향으로 투자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삼성증권은 업종대표주와 우량기술주로 KTF 국민카드 휴맥스 엔씨소프트 아이디스 이루넷 코텍 파인디앤씨 한네트 세키노스코 등 10개 종목을 꼽았다. 손범규 선임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70.45) 근처로 내려오면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아 실적과 재무구조가 우량한 종목군의 보유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