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견인차 美.日경제 명암 엇갈려] 일본, 지표모두 '빨간불'

10년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 경제가 회생의 기미조차 없다. 경제는 내년에 더 나빠지고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低) 추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깊어지는 침체=12일 일본은행은 12월 단기경기전망(단칸)에서 대형 제조업계의 단칸지수가 마이너스38로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개월마다 조사되는 이 지수는 지난 9월에는 마이너스33이었다. 일본은행은 "경제가 아직 최악의 지경까지 도달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경기지표들도 한결같이 나쁘다. 10월 기계주문액은 전달보다 10.1% 감소,소폭 늘어날 것(4.2%)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10월 실업률은 5.3%로 전달의 사상최고치를 유지했다.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0.5%(전 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2·4분기(마이너스1.2%)에 이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일본 경제는 확실한 침체에 빠졌다. ◇비관론 확산과 엔저=일본 경제가 앞으로 10년간 회복다운 회복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비관론이 강하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기구들은 일본 경제가 내년에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0.5%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마이너스1.3%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내년 상반기에 달러당 1백30엔,하반기에는 1백35엔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1백25~1백26엔선인 엔화 가치는 연초에 비해 12엔가량 떨어진 상태다. 일본 정부는 엔저를 통한 수출확대로 경기회복을 꾀할 작정이어서 엔저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