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삼성전자와도 제휴검토" .. 신국환 구조특위장 발언 파문

신국환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전자와의 제휴도 검토하겠다고 말해 채권단과 하이닉스 내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신 위원장은 13일 저녁 한 케이블TV에 출연해 "만일 마이크론이 과도한 감산이나 공장폐쇄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경우 독자생존을 추진할 것"이라며 "반도체 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잘 될 수 있다면 삼성전자와의 제휴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하이닉스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제휴 협상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주식시장에 미리 퍼지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밝힐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다소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불가능한 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신 위원장은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잘 안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누구하고도 얘기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한 얘기로 큰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은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과의 제휴문제에 관해 일체의 내용을 함구하기로 한 하이닉스측은 막상 신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일반론적인 얘기라도 증시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려는 의도에서 한 발언인 것으로도 보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 내에서는 "마이크론과의 본격적인 협상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성실한 협상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며 불만족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