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엔/원 29개월중 최저, "엔低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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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장중 보합권 혼조세를 보인 끝에 사흘만에 소폭 상승했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물의 영향력이 지속되면서 공급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역외에서 이를 흡수했다.
환율 움직임은 또 아래로는 엔화약세 진행에 따른 정부의 개입 우려로, 상승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로 인해 제한됐다.
당분간 환율은 달러/엔의 추가 상승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1.270원대의 박스권에 묶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20원 오른 1,274.60원에 마감했다. 엔/원 환율은 29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 당분간 1,270원대 유지할 듯 = 수급장세가 펼쳐지는 가운데서 엔화 약세가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엔화 약세와 관련한 액션을 취할 것이란 경계감을 키우고 있으며 역외세력도 이에 관련된 매매패턴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NDF정산 역내매물이 2억5,000만달러 가량 있었으나 역외에서 어제 것까지 포함해서 강력하게 매수에 나선 것 같다"며 "약간의 수요우위였으며 장중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커지면서 매도세가 강화된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시장에 물량은 다 채워진 상태라 내일은 1,270∼1,276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달러/엔이 관건인데 뉴욕에서 추가로 상승하면 바닥권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당분간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며 "달러/엔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으며 1,274원이 애매한 레벨이라 이선을 축으로 위아래 3∼4정도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당분간 1,270원대에서 박스권을 유지하면서 방향성없는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수급공방, 재료 상충 = 최근 물량부담을 가중시켰던 NDF정산관련 매물이 이날도 개장초부터 하락압력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달러/엔의 상승을 타고 역외세력이 이월(롤오버)매수에 나서 압력을 완화시켰다. 또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소폭 나왔으며 국책은행에서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1,275원 이상에서는 매물이 나오면서 추가 상승을 저지했다.
오전중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일본 엔화 약세는 한일 양국이 아닌 세계적인 문제이며 이에 따른 제반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와 함께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 위안화 가치문제가 우리 경제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엔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를 감안,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인식돼 하락을 막는 구실을 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4시 52분 현재 126.16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126.02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통한 경기부양을 바라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126엔대가 지지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일부 언론에서 1월말 달러/엔이 130엔선까지 갈 수 있다는 보도를 통해 엔 약세기조를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도 영향을 받았으며 현재 엔/원 환율은 29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키며 1,010원선을 깨고 내렸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주식순매수를 이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32억원, 8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주초 외국인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으나 다시 순매수규모가 커짐에 따라 달러공급 요인이 축적되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NDF환율이 활발한 거래움직임을 띤 가운데 이틀째 하락하며 1,278.50/1,279.50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 개장가는 전날보다 0.10원 낮은 1,274.30원에 형성됐다.
개장직후부터 낙폭을 넓힌 환율은 9시 43분경 이날 저점인 1,271.80원까지 내려선 뒤 달러/엔이 126엔을 넘어서고 29개월중 최저치에 다다른 엔/원 환율에 대한 부담 등에 따른 매수세로 환율은 11시 4분경 1,275원으로 반등했다. 이후 추격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아 환율은 반락하면서 1,273원선에 주로 머물다가 막판 낙폭을 줄이며 1,274.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74.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73.80원까지 내린 뒤 조금씩 레벨을 높여 오름세로 전환한 뒤 1시 45분경 이날 고점인 1,275.7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수급이나 재료상 상충된 모습을 띠며 대체로 1,274원선의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띠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1,275.70원, 저점은 1,271.80원으로 변동폭은 3.90원.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2,2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9,8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7,710달러, 2억6,400달러가 거래됐다. 14일 기준환율은 1,274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