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나친 엔低 방치할까 .. 1달러 130엔 '눈앞'...파장.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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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가치는 얼마나 더 떨어질까. 미국은 엔화약세(엔低)를 정말 용인하고 있는 걸까. 엔저는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나'
최근 급속한 엔약세와 관련된 주요 궁금증들이다.
이중 엔저의 세계경제 영향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수는 없다.
그러나 시장상황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대략 그 윤곽을 잡을수 있다.
◇ 엔저 상황 =지난 주말 뉴욕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백27.95엔까지 떨어져 3년2개월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이는 연초(달러당 1백13엔)보다는 14엔이상 낮은 수준이다.
엔화의 최근 급락세는 지난 7일 일본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발표된후 본격화됐다.
그 전 한달동안 달러당 1백21~1백24엔선에서 형성됐던 엔화가치는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5%(전분기대비)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자 엔약세의 시발점인 달러당 1백25엔선으로 떨어졌다.
성장률 발표후에도 △10월 기계주문 10.1% 급감 △11월 기업파산건수 1천5백83건(10%증가)으로 사상최대 등 부정적인 경기지표들이 잇달으면서 엔화는 더 떨어졌다.
◇ 엔저의 영향 =일본경제의 불황 탈출을 유도, 중장기적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에 일조할 수 있다.
엔화약세로 일본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수출확대는 경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엔저로 수입물가가 상승, 고질적인 디플레에서 벗어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을 촉발하는 부작용도 있다.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국가들은 엔저로 인한 자국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막기위해 자국통화가치 인하정책을 쓸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위안화는 절상은 커녕 오히려 평가절하될 여지도 있다.
이렇게 되면 동남아에 통화가치 인하전쟁이 발생, 이 지역에서 외국자금이 대거 이탈되면서 경기회복이 힘들어진다.
◇ 엔화 전망 =단순히 일본경제만 감안하면 이번 주에라도 1백30엔까지 떨어질수 있다.
하지만 엔저의 부작용도 커 최근의 급격한 엔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엔 약세를 선호하는 일본정부도 지나친 엔저에 대해서는 부담을 갖고 있다.
지난 주말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정상은 "지나친 엔저는 국제환율 마찰을 초래하고 외국자본의 일본 이탈을 촉발할수 있다"고 언급, 급속한 엔저에 대해 제동을 걸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역시 급격한 엔약세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일본경제 회복을 위한 엔약세를 어느정도는 용인하지만 지나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에서는 국제자금이 달러화에 너무 많이 집중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할때 엔약세 기조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단시일내에 1백30엔대로 떨어지는 급격한 엔저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기대와는 달리 내년초에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을때는 엔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엔화가 앞으로 한달동안 1백25~1백30엔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