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 브랜드] (기고) '디자인.브랜드 육성 CEO의 최우선과제'

정경원 21세기 감성의 시대를 맞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출현하고 있다. 감각적이고 개성이 강한 트윈(Tween)세대 N세대 보보스(BOBOS) 딩크족 같은 여러가지 특이한 삶의 모습들이 나타나 서로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세대들은 독특한 스타일과 개성을 추구하며 디자인에 민감한 특징을 갖고 있다. 뛰어난 디자인과 유명 브랜드만을 고집하는 이들이 점차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기능만을 만족시키는 차원을 넘어 감성을 만족시키는 따뜻한 제품을 원하고 있다. 고객의 마음에 작용해 갖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게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핵심역량이 바로 디자인이다. 굿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야만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리잡게 된다. 1백년에 가까운 디자인과 브랜드 경영의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일찍이 디자인 및 브랜드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이들은 디자인과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영국에선 65년부터 왕립예술학회(RSA)와 디자인진흥원이 격년제로 디자인경영상을 시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보스턴에 있는 디자인경영연구소(DMI)를 통해 디자인경영에 관한 연구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99년부터 디자인 경영에서 탁월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을 선정, 디자인 경영상(대통령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디자인 선진국에서조차도 국가 원수가 수여하는 디자인 경영시상제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반영, 브랜드 부문을 신설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기업들도 디자인과 브랜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자인 책임임원(CDO) 및 브랜드 책임임원(CBO)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디자인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 선진국, 브랜드 대국으로 본격 진입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디자인과 브랜드 경영 마인드를 갖고 앞장서야 한다. 이는 중간 관리자에게 간단히 맡겨 버릴 성질의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최우선의 주제로 다루어야 함을 의미한다. 기획 생산 판매 마케팅 등 다른 부서를 설득해 우수한 디자인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주도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요즘 오랜 역사를 가진 동양에서 디자인 소재를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은 감성이 풍부한 민족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에서 디자인 소재가 무궁무진한 한국은 오리지널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을 위한 잠재력이 매우 크다. 지난 10월 세계디자인대회를 성공시킨 저력에다 최근 완공된 코리아디자인센터 등의 디자인 인프라를 잘 활용해 노력한다면 디자인과 브랜드 분야에서도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