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소폭 조정, "1,290원대 주거래 예상"

환율이 나흘만에 하락했다. 시장에 물량 부담을 확인하고 지난 이틀새 18.90원에 이른 급등세가 소폭 조정을 받았다. 달러/엔 환율이 128엔대로 진입하면서 달러/원도 월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흐름을 띠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혼조세가 연출됐다. 심리적인 저항선인 1,295원에 대한 경계감으로 물량이 공급됐으며 장중 심리는 매수와 매도 양쪽으로 혼재됐다. 원/엔 환율을 지지하기 위한 국책은행의 개입성 매수세가 눈에 띠게 등장하고 있다. 달러/엔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위쪽에서는 물량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무대는 1,290원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낮은 1,291.90원에 마감했다. ◆ 방향성 없는 거래 이어질 듯 = 달러/엔 환율의 상승이 부담이긴 하지만 위로 갈수록 물량을 출회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두 요인이 엇갈린 가운데 달러/엔을 따른 거래와 수급 상황을 반영한 장세가 혼조될 것 같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을 보고 달러매수(롱) 플레이를 하다가 무겁다는 것을 느끼면 이를 털어내는 등 방향성이 없다"며 "국책은행에서는 원-엔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수세를 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수은행만 참여하기 때문에 시장이 얇은 상태이며 달러/엔과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며 "내일은 일시적으로 1,288원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달러/엔 추가상승 여부에 따라 1,296원까지도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아직 달러/엔은 조정보다는 추가 상승이 가능해 보인다"며 "물량 부담을 가져가는 상황이지만 국책은행의 개입성 매수로 인해 1,290∼1,295원의 위아래 제한된 범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 엔 약세 VS 물량 공급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8엔을 돌파하는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밤새 뉴욕에서 소폭 조정을 받으며 127.45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주목하는 가운데 조금씩 레벨을 높였으며 오후 4시 54분 현재 128.26엔을 가리키고 있다. 시오카와 마사즈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연말을 맞아 BOJ가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 추가 금융 완화 정책의 실행을 요구했다. 시오카와의 발언은 달러 매수세를 부추겼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10원을 놓고 공방을 펼치기도 했으나 엔화 약세에 비해 견조한 원화로 인해 1,005원선까지도 내려섰다. 오후 4시 54분 현재 1,007.17원을 기록중이다. 달러/엔의 오름세를 타고 역외세력의 매수세도 한때 강하게 유입되면서 NDF정산관련 역내매물이 흡수됐으나 달러/엔이 주춤하면서 역외는 매도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업체는 네고물량을 개장초에 조금씩 내놓았으나 달러/엔이 상승폭을 확대할 때에는 오히려 결제수요를 강화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업체는 물량을 내놓는 쪽에 기울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156억원, 36억원의 주식순매수를 나타냈다. 사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환율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지난 이틀간 2,000억원을 넘어선 주식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가 일부 있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90원 낮은 1,291.6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289.50원까지 내린 뒤 소폭 반등, 한동안 1,290원선을 거닐었다. 달러/엔의 오름폭 확대에 따라 서서히 반등폭을 확대한 환율은 11시경 1,293.1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1,293원을 경계로 수급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달러/엔이 128엔을 넘자 11시 22분경 오름세로 방향을 바꾼 뒤 11시 38분경 이날 고점인 1,295.7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내 물량에 되밀리면서 1,294원선으로 반락한 끝에 1,294.6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으며 오후에도 같은 수준에서 거래를 재개했다. 조금씩 레벨을 높인 환율은 1시 35분경 1,295원까지 올라선 뒤 물량 공급이 조금씩 이뤄지면서 3시 4분경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59분경 1,290.7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아래쪽에서 강한 매수세가 나오면서 1,292원선으로 재반등했다. 장중 고점은 1,295.70원으로 지난달 6일 1,297.50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였으며, 저점은 1,289.50원이었다. 장중 6.20원이 변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3,0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6,87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500달러, 3억28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292.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