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주목되는 서울대 특허법인 설립

서울대가 국립대로서는 처음으로 교수의 특허출원 및 관리업무를 전담할 특허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국ㆍ공립대 교수의 직무상 발명이 국유재산으로 간주되는 바람에 교수나 학교측 모두 특허출원에 유인을 느끼지 못했음을 감안한다면, 대학의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을 촉진시킬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서울대가 이번에 특허법인 설립에 나선 것은 대학이 특허를 소유할 수 있고,또 이를 활용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특허법과 기술이전촉진법이 개정된데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ㆍ공립대 교수가 직무상 발명을 해도 그 특허출원에 대한 지원이 미미했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이 국가에 있고 수입도 국고로 귀속되도록 했다. 한마디로 교수나 학교입장에서 보면 특허에 따른 아무런 실익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국ㆍ공립대 교수는 정부지원과제의 기술성과조차 암암리에 개인명의로 출원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실제로 서울대의 경우 교수 개인명의의 특허등록이 매년 1백건 이상이지만 국유특허는 현재까지 5건에 불과하다. 연구용역을 많이 수행한다는 서울대가 이렇다면 다른 국ㆍ공립대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그나마 국유특허는 사장되기 십상일 것이고, 교수명의의 특허라고 해도 막상 활용하려 들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개인차원의 특허관리도 만만찮지만,기업과의 계약이나 창업 등 실용화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관련법 개정이나 대학 특허법인의 설립이 다소 때늦은 것 아니냐는 느낌마저 든다. 미국의 경우 이미 20년전에 특허법을 수정(일명 Bayh-Dole법),연방정부 지원으로 창출된 발명을 대학이 소유ㆍ판매하도록 함으로써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어쨌든 이번 특허법인 설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잘하면 대학의 연구능력을 향상시키면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산학협동에도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 대학과 교수간의 합리적인 수익배분 원칙이 정립되면 교수가 연구에 전념할 기회를 희생하면서까지 학교밖으로 뛰쳐나가 창업을 시도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이번 특허법인 설립이 안팎에서 공히 지적하는 취약한 서울대의 연구경쟁력을 한차원 높이고, 나아가 다른 대학에도 확산됨으로써 국가 전체적으로 대학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