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일자) 고비용 저효율로 되돌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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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분기중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6년만에 최저수준으로 추락한 것은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다.
외환위기의 근본요인으로 지목됐던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 19일 그같은 내용을 담은 노동생산성지수 동향을 발표한데 이어 한국은행은 20일 제조업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1천78개 상장·등록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금년도 1∼9월중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기업들의 경상이익률이 2.0%로 전년동기의 2.9%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사상초유의 저금리체제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기업들의 수익성이 이처럼 낮아지고 있는 것은 우리경제의 고질적 병폐인 고비용 구조가 여전하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굳이 합당한 이유를 찾자면 급격한 세계경기의 위축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정하기에도 미심쩍은 면이 많다.
우선 올들어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지속적으로 낮아져 일시적이라고 보긴 힘들다.
노동생산성지수 변화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3·4분기까지 10%대의 높은 증가율 수준을 계속 유지해 왔으나 4·4분기에 6.5%로 내려앉은데 이어 올들어서는 매분기마다 낮아져 3·4분기에는 지난 85년 3·4분기의 0% 이후 가장 낮은 1.0%에 그쳤다.
반면 시간당 임금은 전년동기에 비해 5.2%나 높아졌다.
생산성은 떨어지고,단위당 노동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니 수익성이 악화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외환위기 이후 4년 가까이 온갖 고통을 감내하면서 추진해온 구조조정의 성과는 물거품이 됐다는 말인가.
물론 그동안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강도 높은 부실해소와 자구노력을 추진해 왔고,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하기 짝이 없고,특히 세계경제환경의 악화로 구조조정의 강도를 더 높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코앞에 닥쳐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근래들어 국내경기의 회복조짐이 나타나는 것을 계기로 각 경제주체들의 내 몫 챙기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선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러야 하는 내년에는 더욱 거세질 게 틀림없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의 회귀는 순식간이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그 경고신호라는 점을 정부는 물론 기업과 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