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모라토리엄 파장] 예견된 사태로 큰 동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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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가 예상대로 모라토리엄(외채 지불유예)을 선언했다.
규모도 1천3백억달러를 넘어 사상최대다.
지불유예 액수만으로는 세계증시및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기를 예견한 국제 채권.투자기관등이 이미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태여서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사태를 계기로 신흥국에 대한 투자차별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대(對)아르헨티나 투자규모가 큰 유럽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시장투자 차별가속화 전망=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은 어떤 형태로든 국제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흥시장 증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중남미 국가 등 외채 변제능력이 떨어지는 신흥국들의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모라토리엄의 전반적 '파급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23일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1997∼98년 당시와 같은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송은 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대부분의 국제 투자기관등이 지난 1년간 꾸준히 위험을 회피해 왔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사태는 중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은행들의 신흥시장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된다.
이럴 경우 긴급한 투자자금이 필요한 터키 인도네시아 등은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한국 중국 호주 등 '우량신흥국'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유로지역 상대적 타격 커=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유럽지역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의 민간기업 및 공기업들은 최근 몇년간 아르헨티나에 대한 투자를 늘려 왔다.
외국은행의 아르헨티나 채권투자 규모에서도 유로존 은행이 3조9천8백억달러로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으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내년 1월1일 본격 출범하는 '유로화 경제'가 삐그덕거릴 수도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아르헨티나 이웃인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
◇외국기업 동요 적어=아르헨티나에 진출한 대부분 외국 기업들은 모라토리엄에 따른 금융파장 등을 기민하게 검토하고는 있으나 비교적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BBC방송도 23일 아르헨티나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의 동향을 자세히 보도하면서 모라토리엄으로 기업들의 투자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활용품 전문업체인 유니레버의 대변인은 "러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 금융위기가 닥쳤던 국가들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지난 97년 아르헨티나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규모를 늘려온 홍콩상하이은행(HSBC)도 " 모라토리엄이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