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성 소비재수입 '눈덩이' .. 여행적자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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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승용차를 타고 혼마 클럽으로 골프친 뒤 버버리코트 입고 일식집에 간다. 스카치위스키와 일본산 생선회를 먹으며 연말연시에 하와이로 여행갈 계획을 세운다"
일부 부유층의 외제선호 과소비를 꼬집은 얘기다.
한은은 28일 '11월중 국제수지 동향'을 발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수입이 99년 3월이후 32개월째 증가세(금 수입은 제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9.11 테러사태 뒤 잠시 주춤했던 여행수지 적자도 11월부터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재 수입과 여행수지 적자가 경상흑자 유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소비재 수입 열풍 =소비재 수입은 올 1∼11월중 1백50억2천만달러.
전년동기대비 2.0% 늘었고 특히 9월, 11월엔 두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생산활동과 직결되는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은 각각 8.0%, 20.0% 줄었다.
품목별로는 의류 수입이 14억9천만달러로 전년동기비 25.1% 증가했다.
어류도 13억달러(18.0%) 어치나 수입했다.
음향기기 5억2천만달러(9.0%), 술 3억달러(19.5%)에다 승용차(2억1천만달러)는 66.0%나 급증했다.
작년에 30.6% 늘었던 골프용품 수입은 올해 9천2백만달러로 4.7% 줄었다.
◇ 눈덩이 여행적자 =여행수지 적자는 올 1∼11월중 13억2천만달러.
호황기였던 작년동기(3억달러)의 4배를 웃돈다.
적자폭은 여름휴가철인 지난 8월 사상 최대(3억3천5백만달러)를 낸 뒤 9,10월엔 1억달러 안팎으로 줄었다가 비수기인 11월에 다시 2억달러로 확대됐다.
지난달 내국인 출국자(48만4천명)가 전달보다 3만9천명 늘어난 반면 외국인 입국자(41만9천명)는 오히려 4만6천명 줄어든 탓이다.
이달부터 겨울방학이어서 여행수지 적자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돈을 써도 국내에서 써야지 수입품이나 해외여행으론 내수 진작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7억달러, 1∼11월중 흑자는 86억5천만달러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흑자목표인 1백억달러 달성은 물건너갔다는 분석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