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여파 연중내내 햇볕..IMF이후 최대활황 2001 부동산시장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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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은 저금리로 갈곳을 잃은 시중 자금이 속속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IMF 경제위기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린 한해였다.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1순위자들이 1백80만명 정도 늘어나는 내년 3월 이전에 분양을 받으려는 청약 인파가 몰려 경쟁률과 청약건수 등에서 각종 진기록을 쏟아냈다.
수익성 부동산인 소형 원룸과 오피스텔도 강남과 역세권에서 공급된 물량을 중심으로 연중 인기를 끌었다.
건설사들은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수요자들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평면과 단지설계는 물론 마케팅 기법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튀는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동시분양 경쟁률 사상 최고치 경신=분양권 전매를 노린 '묻지마 청약'이 유행했던 서울 동시분양에서는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가 속출했다.
5차에 선보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 33평형은 15가구에 1만5백77명이 청약해 동시분양 사상 최고인 7백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1차 동시분양에서는 1순위에 11만1천5백25명이 신청,사상 처음으로 청약인파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올해 서울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연간 매매가 상승률은 30.1%로 일반 아파트(11.9%)의 3배 가까이 높았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운데 서초구 반포주공3단지 16평형은 지난 1월 2억5백만원이던 시세가 12월엔 3억8천5백만원으로 올라 8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양천구 목동 황제아파트 17평형,서초구 반포주공2단지 18평형,강남구 도곡주공1차 10평형 등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가격이 모두 60% 이상 뛰었다.
◇분양가 27억원 아파트 등장=동양고속건설은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분양가 27억원이 넘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를 공급했다.
논현동 동양 파라곤 90평형으로 분양가격이 27억2천6백만원이었다.
◇인터넷 청약 등장 밤샘 줄서기 사라져=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 선착순 분양에 따른 밤샘줄서기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인터넷 청약이 등장했다.
포스코개발은 떴다방의 활동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신촌과 건대역 인근에서 분양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의 고층부 청약과 계약금을 인터넷으로만 받아 호평을 받았다.
삼성물산주택부문도 최근 분양한 방배동 '래미안' 18가구를 인터넷으로 청약을 받아 2백4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망권 마케팅 활발=주택업체들의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인 분야는 마케팅과 평면이었다.
특히 골프장 한강 산 조망권을 강조하기 위한 갖가지 이벤트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은 등촌동 '아이파크'를 분양하면서 대형 열기구를 띄워 아파트 주변의 경관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삼성동 '아이파크'의 한강조망권을 강조하기 위해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30층 스카이라운지를 빌려 고객들에게 아파트의 조망권을 체험케 했다.
현대건설도 한남동 마포강변 홈타운 아파트의 투자 설명회를 유람선에서 열어 한강 조망권을 강조했다.
수도권에선 골프장 아파트가 유난히 인기를 끌었다.
수원CC 인근에서 '쌍떼빌' 아파트 8백60가구를 공급한 성원건설과 한성CC 인근에 '죽전 LG빌리지'를 분양한 LG건설이 아파트 건설현장에 전망대를 설치해 골프장 조망권을 마케팅에 적극 이용했다.
◇신평면 봇물=대림산업은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서 공급한 아파트중 32평형에 발코니를 5개나 갖춰 서비스면적을 대폭 늘려 주목받았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용인 구성2차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전용면적 18평 이하 소형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변형 맞춤형 평면을 개발했다.
이 아파트는 스튜디오형 소가족형 기본형 등 4가지로 방의 숫자를 모두 달리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능성 상품 속출=LG건설은 '죽전 LG빌리지'를 분양하면서 주방 발코니에 음식물 발효기를 설치키로 했다.
미생물 발효기술을 이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설치 분리가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전자레인지 일체형 후드를 10차때 분양한 이문동과 상도동 주방에 설치했다.
후드와 전자레인지가 하나로 결합돼 전자레인지의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조리시 발생하는 냄새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