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低 효과 크지 않다 .. 美전문가 일문일답
입력
수정
워싱턴DC 싱크탱크의 국제경제전문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급격한 하락이 일본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29일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아담 포젠 연구원 및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셔먼 카츠 연구원과 각각 가진 일문일답을 통해 엔저(低)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엔화 환율 하락세가 일본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가.
△아담 포젠=엔화 약세의 직접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
일본 경제의 수출의존도는 10~15%에 불과하다.
일본 경제의 침체는 자국내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융완화(통화팽창)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엔화약세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엔화 약세정책 자체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셔먼 카츠=일본 경제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은행들이 안고 있는 막대한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릴 우려가 높다.
그럴 경우 아시아 경제 전체에 치명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데.
△포젠=엔화가 추가로 급격히 하락하거나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엔 약세정책을 추진할 경우 중국이 위안화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아직 후진국인 데다 일본 등과 경쟁하는 품목이 적어 위안화 하락으로 아시아 경제가 치명적인 피해를 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97년말 아시아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도 작다.
△카츠=중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위안화 가치는 중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점차적으로 시장의 힘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의 경제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포젠=일본 중앙은행이 정부 국채를 적극 매입토록 하고 정부는 국채를 팔아 생긴 공적자금으로 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전체 은행의 절반 정도는 문을 닫게 해야 한다.
△카츠=일본 경제는 독특한 상황에 빠졌다.
정치 경제적인 요인들이 복합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정책이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