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 늘리겠다" 77% .. 국내 주요 110개기업 경영계획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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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축소 및 비용절감을 통한 현금흐름의 안정화와 중국사업 확대"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말 1백10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경영계획 설문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기업들은 하반기나 돼야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보고 일단 안정운행으로 방향을 잡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올해 경영에서 중점을 둘 사항으로 부채축소(3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비용절감도 14.5%에 달해 이들 두항목이 절반을 차지했다.
국내투자는 무려 72.8%가 축소 또는 동결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63.6%는 해외투자도 축소 또는 동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목되는 것은 해외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28.2%)중 76.9%가 투자대상국으로 중국을 꼽았다는 점이다.
또 전제 조사대상 기업의 16.9%는 올해 중점추진 사항으로 중국사업 확대를 꼽았다.
◇경기전망=현재의 경기 상태에 대해서는 67.3%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회복시점에 대해서는 53.6%가 3·4분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4·4분기 이후라고 대답한 기업도 10.0%에 달했다.
경기가 바닥은 쳤지만 곧바로 살아나기보다는 한동안 그 상태를 유지한 뒤 상승 커브를 그리는 U자형 회복세를 점치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또 수출(36.4%)보다는 내수(61.8%)가 경기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침체 등으로 올해도 수출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수출증가율에 대해선 48.2%가 10% 이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기회복의 최대 변수로는 미국경제의 회복 여부(29.2%)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다음 지자체 및 대통령 선거(21.7%),환율 급변(18.9%) 등을 걸림돌로 꼽았다.
◇투자 및 매출=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국내외 투자를 동결하겠다고 답했다.
국내투자를 동결하겠다는 기업은 57.3%,해외투자를 동결하겠다는 기업은 52.7%였다.
투자를 오히려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도 각각 15.5%와 10.9%에 달했다.
투자를 동결 내지 축소하려는 이유로는 경기침체(70.0%)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합 태광산업 연합철강 만도 등과 같이 설비 과잉으로 인해 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도 일부 있었다.
반면 삼성SDS LG-EDS 등 SI(시스템통합)업체와 소니코리아 한국바스프 등 일부 외국계기업,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은 투자비를 10% 이상 늘리는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 주목된다.
투자 동결에 따라 기업들은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됐다.
절반 이상의 기업(54.5%)이 내년엔 매출 신장 목표를 10% 이내로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9%는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1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 기업은 31.8%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41.1%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건설 식품유통 분야가 성장폭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해외사업=10.9%가 축소,52.7%가 동결,28.2%가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응답기업 중 효성 동양제과 한라공조 대우전자 삼성코닝 만도공조 LG전자 삼성전기 등은 국내투자를 축소 또는 동결하고 해외투자만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해외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 중 76.9%는 대상지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 분야로는 설비 신증설(51.4%),판매망 확충(27.0%) 등을 꼽았다.
◇채용=대부분의 기업이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해 올해도 취업난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8.2%에 그쳤다.
10% 이상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3개사에 불과했다.
내년에 중국에 백화점을 열고 10% 이상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대답한 신세계가 눈에 띄었다.
채용방식은 절반이 넘는 58.2%의 기업이 여전히 고·대졸 신입사원 위주로 채용하겠다고 답했으나 경력사원 중심으로 뽑거나(22.7%) 경력사원과 신입사원을 절반씩 뽑겠다고 한 기업(10.9%)도 상당수 있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