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 "영업손실 수백억원" .. 신세기와 합병보류 후유증

서울 종로 1가 SK빌딩내 자리잡은 SK텔레콤 본사 사무실. 사무실 이곳 저곳엔 이삿짐 박스가 쌓여있고 책상위 서류를 모두 치운 부서가 많다. 어수선한 분위기에다 직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지난달 28일 열린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가 SK텔레콤의 SK신세기통신 흡수합병 승인을 보류한데 따른 후유증이다. ◇경영에 심각한 차질=SK텔레콤은 SK신세기통신과 합병을 전제로 올 경영계획을 수립했었다. 조직과 사무실을 합치고 대리점도 올 1월1일자로 통합할 계획이었다. SK신세기통신 임직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사무실을 SK텔레콤쪽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합병 승인 보류로 모든게 뒤죽박죽 돼버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게 생겼다"며 "정보통신정책심의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중순까지는 파행적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울상인 대리점=합병 보류로 대리점들이 입는 타격도 심각하다. 특히 SK신세기통신 대리점들이 그렇다. SK신세기통신은 대리점 간판을 1월1일을 기해 일제히 SK텔레콤으로 바꿔 달 예정이었다. 또 가입자에게 올 1월부터 회사가 SK텔레콤으로 통합되고 모든 고지서도 SK텔레콤 명의로 나간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했다. SK신세기통신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어떤 대리점들이 영업에 적극 나서겠느냐"며 "1월 한달동안 영업은 물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SK신세기통신의 한달 신규 가입고객은 7만5천명(2001년 11월기준)수준. 고객 1인당 매출은 월 3만4천원대다. 또 가입자가 줄면 1인당 30만원가량 단말기 판매도 감소하게 된다. 이달 중순께 합병승인이 난다해도 SK로선 최대 1백80억원정도 매출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무형의 피해까지 합치면 손실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커진다. ◇전망=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는 이달중순께 다시 위원회를 열어 합병 승인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어떻게든 합병승인이 나야 SK의 정상적인 경영과 영업이 가능하다. 결정을 마냥 늦추기에는 정부,위원회,SK 모두 부담스럽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이달 20일이내에는 합병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장규호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