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금융사 日 고리貸 돈줄 .. 日社, 16%에 빌려 최고 130% 폭리

국민은행 하나은행 한솔금고 등 국내 제도권 금융사들이 일본계 대금업체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부 유출은 물론 국내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프로그레스 A&O크레디트 해피레이디 등 국내에 들어와 있는 5개 일본계 대금업체들이 국내에서 차입한 돈은 지난해 11월15일 현재 총 1천8백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계 대금업체의 선두주자인 프로그레스는 총 6백5억원의 자금을 국내 16개 금융사로부터 차입했다. ING은행이 1백77억원, 한신금고가 57억원, 롯데캐피탈이 30억원, 하나은행이 10억원을 빌려줬다. A&O크레디트의 차입액도 6백45억원에 달했다. 이 업체에 돈을 빌려준 국내 금융사는 국민은행(30억원), 서울은행(20억원), 한솔금고(50억원), 텔슨금고(50억원), 동원캐피탈(50억원) 등 20개에 달한다. 이밖에 해피레이디는 3백8억원, 파트너크레디트는 2백억원, 여자크레디트는 1백29억원의 자금을 국내 금융사로부터 차입했다.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국내 금융사에서 연 16∼18%에 자금을 조달한 뒤 급전(急錢)이 필요한 국내 고객들에게 연 1백∼1백30%의 금리로 빌려주고 있다. 금고업계 관계자는 "일본계 대금업자들은 국내 자금 조달을 통해 연 1백% 안팎의 금리마진을 챙기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들이 일본계 대금업자의 돈벌이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상호신용금고연합회의 이병오 과장은 "국내 금융사들은 대금업체의 소액신용대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며 "대금업체가 부실화될 경우 국내 금융사도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좋은금고의 최종욱 전무는 이에 대해 "금고업계가 대금업체를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이유는 영업망 제약으로 여유자금을 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국내 금고들이 대출영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금고의 출장소 설치를 하루빨리 허용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