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트렌드' 2002] (4) '무한기술투자'

'글로벌 마이너, 아시안 베스트' 이인규 무한기술투자 대표가 지난 2일 열린 2002년 시무식에서 직원들에게 내건 슬로건이다. 아직 세계적인 수준이 되기엔 부족하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만큼은 최고의 벤처캐피털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겨 있다. 이 대표는 "국내외 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국내 1위는 큰 의미가 없다"며 "소신 있는 투자로 입지를 다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한기술투자는 지난해 5백30억원이던 투자 규모를 올해 8백5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세계경기 흐름을 분석해 볼 때 올 상반기중 국내 증권시장에 큰 호재가 생길 것으로 보여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3백억원 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투자업종 비율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정보기술(IT) 산업이 대기업으로 이양되고 있다고 판단,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신소재 부품 등 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했던 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10%까지 확대키로 했다. 반면 문화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그대로 고수할 예정이다.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세워 뒀다. 이 대표는 "투자조합을 결성해 9백50억원을 조달하고 올 상반기 안에 증자할 생각"이라며 "특히 엘리코파워 등 투자업체 25개 정도가 코스닥 시장에 등록될 것으로 보여 투자 회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 시장을 조타수로 잡아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중국 시장을 그동안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장으로 삼겠다"며 해외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인 언아더월드가 AMEX 상장기업인 체크메이트인터내셔널(CI)을 인수한 것과 같은 '역합병' 건을 올해도 두 건 정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제 벤처캐피털이 단순한 투자회사로 인식되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투자 업체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컨설팅 기능까지 수행함으로써 벤처 업체들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