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몰 고급화 "백화점 뺨치네"..저가공략 '옛말'

재래시장의 대형 패션몰에 고급화 바람이 거세다. 중저가 제품을 주로 판매하던 매장에 기존 제품보다 두배이상 비싼 고가의류를 판매하는 고급 점포가 속속 입점하고 있다. 특히 답답했던 ''미음자(ㅁ)''형 점포구조를 탁 트인 ''디귿자(ㄷ)''형으로 바꾸고 인테리어도 최고급으로 교체하는 점포가 늘어 패션몰 전체의 분위기도 확 달라지고 있다. 패션몰 관계자들은 "재래시장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백화점보다는 여전히 값이 싼데다 스타일도 괜찮은 편이어서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패션몰을 찾는 고객들의 구매패턴도 가격에서 질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백화점에 버금가는 인테리어=지난해 8월 고품격 컨셉트를 내세워 매장개편(MD)작업에 착수한 남대문 패션몰 메사의 경우 1,2층 전체 2백여개 점포중 40%가량인 80여개 점포가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바뀌었다. 복잡하게 물건이 쌓여있던 진열대를 없애 고객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앞을 탁 트이게 재단장한 것. 인테리어도 최고급이어서 백화점 매장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메사 관계자는 "1∼2평규모의 점포를 완전히 바꾸는데 4백만∼6백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강남 등지의 돈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디스플레이와 인테리어를 바꾸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에서 부티크를 운영하거나 백화점 매장 경험이 있는 중견 디자이너들의 입점도 패션몰의 고급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단골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매장을 화려하게 꾸며 주변 매장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 메사에만 이런 디자이너 매장이 10여곳에 이른다. ◇전문매장이 뜬다=밀리오레 1층 여성복매장 FICCE는 주변매장에 비해 최고 1백%까지 비싼 제품을 취급한다. ''밀리오레 백화점''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다. 하루 고객이 25∼30명에 달한다. FICCE 관계자는 "모두 핸드메이드이기 때문에 디자인과 원단 선택부터 까다롭게 한다"며 "입소문이 퍼져 이제는 여의도와 강남쪽 단골손님이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가격보다 스타일을 우선시하는 10대 고객들을 겨냥한 전문매장도 등장했다. 프레야타운은 최근 건물 6층에 의류 신발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수입멀티숍과 핸드폰 전문매장을 꾸몄다. 다른 층에 비해 매장수를 3분의 2 수준으로 줄인 대신 통로와 점포입구를 넓게 확보했다. ◇서비스도 고급화=두타는 운영방식을 고급화하는 특화전략을 쓰고 있다. "백화점을 벤치마킹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잇달아 도입하고 있는 서비스의 고급화가 그것. ''플로어 매니저제''를 도입해 품질과 고객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함으로써 일반고객은 물론 고급취향의 고객들까지 다수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신용카드 거래도 개선되고 있다. 두타 홍보실 채근식 차장은 "매장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2.0%로 책정해 다른 곳의 60% 수준으로 낮추는 등 신용카드 사용가능 매장수를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며 "신용카드를 받는 점포를 전체의 80%선에서 현재 1백%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