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대형유통社의 '윤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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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올해 기상도는 맑음이다.
새해 벽두부터 증시가 치솟고 부동산경기도 몇년만에 용틀임하는 등 내수를 부추기는 온갖 호재들이 분위기를 밝게 해주고 있다.
양적으로 풍성한 한해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유통업계는 한걸음 더 나아가 질적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윤리경영이 그 핵심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법정관리 기업인 뉴코아까지 가세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달중 공정거래 자율준수 선포식을 갖고 윤리경영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공정거래에 대한 자체적인 감독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백화점과 이마트 등 각 부문 대표 직속으로 자율준수관리자를 두고 감시팀과 제재조치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했다.
자율준수를 잘 하는지에 대한 사내평가와 협력업체의 만족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신세계는 유통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도 신경쓰고 있다.
지난해에만 30억원 이상을 사회봉사와 공익활동에 투입했다.
롯데쇼핑도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월 시무식에서 윤리행동준칙을 선포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하반기에는 협력업체를 위한 상품본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협력업체들이 온라인으로 상담하고 결과를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선물 안주고 안받기'' 등 몇가지 캠페인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법정관리 기업인 뉴코아는 윤리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0년11월 강근태 사장이 부임하자마자 착수한 일이 바로 이것이다.
강 사장은 구매부서 1백30명 전원을 깡그리 교체해 협력업체들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지난해 2천3백억원이 넘는 부채를 상환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한발 바짝 다가선 것도 윤리경영의 힘이었다.
유통업계에서 윤리경영은 기업의 품위를 한단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
유통업체는 수많은 협력업체들을 향해 언제든지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까닭에 더더욱 그렇다.
윤리경영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연결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기업윤리는 이제 생존을 위한 선택과목이 아니라 필수과목이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