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자선' 표방 오락프로 단순재미에 그쳐

요즘 TV 오락프로그램의 가장 큰 테마는 ''공익과 자선''이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해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진한 감동을 준다는 것이 이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다. 하지만 공익과 자선을 표방한 오락프로들이 그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은 ''공익성을 표방한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9일 발표하고 이들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공익성을 표방하는 오락 프로그램들로는 MBC ''!(느낌표)''(토,오후 9시45분)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오후 6시10분),SBS ''아름다운 밤''(금,오후 9시55분) ''토요일은 즐거워''(토,오후 6시) ''초특급 일요일만세''(일,오후 6시) 등이 있다. 이 보고서는 이들 방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공익과 자선을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SBS ''아름다운 밤'' 중 ''박남매의 트로트 하이웨이''의 경우 개그우먼 박경림이 트로트 테이프를 발매해 그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박경림의 개인적인 콤플렉스 극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동원될 뿐 소외 계층을 돕겠다는 의지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아침밥을 거르고 오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을 해준다는 MBC ''!(느낌표)''의 ''신동엽의 하자하자'' 역시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것으로 지적됐다. 회를 거듭할 수록 아이들의 생각보다는 신동엽의 오버액션만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도움을 받는 대상에 대한 배려 없이 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고쳐주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러브하우스''는 진행자가 "어떻게 이런 집에서…" "도저히 살 수 없는…" 등의 말을 자주 구사해 지금까지 그 집에 살던 가족들에게 수치심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