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grade 창업] (7.끝) '끝없는 도약이 필요'

지난해 창업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무엇보다도 업그레이드 열풍을 꼽을 수있다. 2000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업그레이드 바람은 지난해부터 외식업,서비스업,판매업 전반을 휩쓸며 업종 변화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인테리어 업그레이드.전통 음식의 현대화가 특히 손꼽을 만한 변화다. 낡고 어두운 분위기의 삼겹살집,분식집,중국집,치킨전문점 등 다양한 분야의 외식업종들이 현대적이고 밝고 환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서비스 역시 한층 수준이 높아졌다. 고품격 중국집이나 호프 레스토랑의 경우 동종 업계의 다른 점포보다 가격이 15~20% 가량 비싸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텔 수준의 접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경영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점포 사업의 특성상 종전에는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방식으로 경영을 했으나 올들어서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경영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특히 신세대들을 타깃으로 하는 업종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고객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점포 오픈 이벤트는 필수과정으로 자리잡았고 POP(매장광고물)나 깃발 현수막,판촉용 광고 간판 활용 역시 활성화됐다. 덕분에 창업 및 점포 경영 지원 사업도 호황을 누린 한 해였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 업그레이드 특징이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적인 요소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는 점이다. 이는 창업자나 소규모 사업자들의 비용부담을 가중시켜 이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했다. 유통.서비스업은 최종 소비자를 직접 접하는 분야인 만큼 월드컵을 앞둔 2002년 창업시장은 더욱 거센 업그레이드 바람에 휩싸일 전망이다. 어쩌면 "업그레이드 없이는 생존도 없는" 시대가 열릴 지도 모른다. 업그레이드란 한 마디로 경쟁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격동의 업그레이드 시대를 맞아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대적인 인테리어의 음식점 주방에서 비위생적인 설거지가 아직 남아 있다면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고객은 속임을 당하는 것이다. 눈길을 확 사로잡는 간판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한 점포가 고객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본다면 종국에는 고객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다. 비싼 돈을 들인 인테리어만이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홍콩 중심가의 어느 신발 전문점은 신발을 넣어주는 박스만으로 매장을 꾸며 시설경비를 크게 절약했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로 가장 눈에 잘띄는 점포중 하나가 됐다. 온-오프라인의 결합 역시 큰 비용이 들지는 않지만 매출 증가는 물론 고객 서비스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실제로 고객 확보가 어려운 서비스 업체의 경우 사이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해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적지않다. 일반 소매점들도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병행,양수 겸장으로 고객 확보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보다 투명한 회계 업무도 마찬가지다.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가짜 양주 파동이 공개됐는데 이는 사업자의 양심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진정한 경쟁력은 내부에서 나온다. 2002년은 지적인 두뇌와 뜨거운 가슴을 동력으로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어 우리 창업시장이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도약할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