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할수 있다는게 기쁩니다"..월드컵 최고령 봉사자 이치업 예비역 준장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월드컵 대회에서 활동할 자원봉사자 중 최고령자인 이치업 예비역 준장(81)이 자원봉사 대열에 서게 된 소감이다. 이 장군이 맡게 될 분야는 공항에서 귀빈(VIP)들을 맞이하고 통역과 안내를 하는 일.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기 때문이지만 요직을 거치면서 쌓아온 연륜과 관록이 반영됐다. 창군 멤버인 그는 육사 교장까지 지낸 우리 군의 원로로 지난해에는 20여년간 한국에서 복무한 미국 육군 중령 출신인 스티븐 달프가 영어로 쓴 책을 한글로 번역해 ''번개장군''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88올림픽 때도 자원봉사자로 일했습니다.일제시대에 태어나 나라 잃은 설움을 겪고 6·25로 폐허가 된 조국을 지켜본 사람으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한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당시 입었던 옷을 가보처럼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장군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퇴임한 대통령도 여생을 사회봉사활동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원봉사는 결코 할 일 없는 사람들이나 낮은 직위에 있는 이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국민이 절실히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나름대로의 ''자원봉사론''을 폈다. 이 장군은 이승만 대통령의 경호실장과 육사 교장을 지냈고 6·25전쟁 때는 26연대장으로 참전했다. 전역 후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감사와 이사 등을 지내기도 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공동 개최국인 일본은 자원봉사자가 미달돼 직종별로 추가모집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균 경쟁률이 2대 1로 응모 열기가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절실하게 인식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