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외국인 임원 늘어난다 .. 글로벌기업 지향 삼성.LG등 적극 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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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중요 간부로 등용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세계적 판매망을 가진 대기업들의 경우는 인력 구조도 점차 글로벌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빗 스틸 미래전략그룹 소속 해외전략 고문을 외국인 중 처음으로 본사 임원인 상무보로 승진 발령했다.
스틸 상무보는 국내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60여명의 외국인 중 첫 정규직 임원이 됐다.
제일기획도 최근 미국 광고 업계에서 20여년 근무한 스티브 숄름과 마이클 문을 각각 해외 광고 제작팀장과 삼성전자의글로벌 마케팅 팀장으로 채용했다.
상무급 대우를 받게 될 이들은 2월1일부터 출근한다.
해외 법인이 75개에 달하는 LG전자의 경우는 베리 윌모어 영국법인장이 상무로 등록돼 있다.
국민은행(전 주택은행)의 얀 옵두빅 부행장은 99년부터 리스크관리 본부장으로 본사에서 근무중이다.
현지공장 생산직의 경우는 그동안 현지 외국인 채용이 많이 이뤄져 왔지만 최근엔 연구 기술직 및 임원으로까지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 비중이 높아지는가 하면 외국인 투자 기업도 늘고 있는 점을 반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상장기업에서 일하는 등기이사 중 외국인은 총 1백63명으로 전체(5천1백32명)의 3.18%를 차지하고 있다.
인사팀내에 해외 채용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외국인 채용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진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은 최근 미국 가전전시회(CES)에서 "소니가 일본 회사가 아니듯 삼성전자도 더 이상 한국회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 해외 인사 담당자는 "최근엔 외국에서도 현지인 채용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외국인 직원은 몇명이며 채용방법이나 처우는 어떻게 되느냐는 등의 상담에 응하느라 쉴 틈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헬시언 서치, KK컨설팅 등 국내 기업에서 일할 외국인을 찾아주는 컨설팅회사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CEO(최고경영자)전문 헤드 헌팅 회사인 헬시언 서치 관계자는 "아직 홍콩이나 싱가포르만큼 인력 시장이 글로벌화된 것은 아니지만 외국 투자 법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CEO 마켓도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