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증시영향 4.60원 올라, "추가상승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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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하루 걸러 다시 상승했다.
전날 소폭의 하락 조정은 물론 달러/엔 환율과의 연결고리도 끊어진 반면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엔화는 최근의 조정을 계속 이었으며 이날 한·중 양국에서 ''엔 저(低)''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 잇따라 정책공조의 성격을 띠었다. 달러/엔은 이날 131엔대 초반까지 가라앉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날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순매도를 감행하고 주가도 폭락, 환율 상승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이에 따라 역송금 수요로 작용할 여지를 남겨둔 상태라 추가 상승도 일단 예상이 가능한 분위기.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60원 오른 1,316.90원에 마감했다.
◆ 추가 상승 가능성 염두 =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외국인의 순매도가 크게 확대돼 달러/엔 변수를 눌렀으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이 어려운 상태다. 다만 달러/엔이 급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나 외국인 순매도의 지속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전반적으로 역외세력의 헤지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며 "내일은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 달러/엔에 여전히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1,320원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국책은행에서 시중 물량이 없어질 정도로 상당히 많이 흡수했다"며 "엔/원이 상당히 많이 올라왔고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규모가 커진 것이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는 일단 내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기 때문에 위아래 여전히 출렁일 여지가 많다"며 "달러/엔의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고 내일은 1,312∼1,320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 엔/원 1,000원 수준 회복 = 이날 엔화 환율은 131엔대 초반까지 미끄러지는 하향세를 보였으나 원화 환율은 이를 무시하고 상승가도를 달렸다. 이같은 ''원 약세-엔 강세''의 영향으로 엔/원 환율은 올들어 처음으로 100엔당 1,000원 수준을 회복, 1,004원선까지 상승세를 탔다.
달러/엔 환율은 미국 경제의 조기회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진 가운데 이날 발표예정인 소매매출 등의 경제지표가 밝지 않다는 전망으로 하락 조정을 이었다. 전날 뉴욕에서 131.95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도 131엔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하기도 했다. 달러/엔은 오후 5시 4분경 131.19엔을 기록중이다.
또 다이 지앙롱 중국 인민은행장은 위안화를 달러화에 대해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한편, "일본이 엔화가치를 안정시켜야 한다"며 "엔화 가치 약세는 아시아 지역 국가의 통화 절하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해 엔 강세를 자극했다.
아울러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신년포럼에서 "일본은 무역수지가 흑자인데 공격적으로 엔화를 절하해서 수출을 늘리려 하면 세계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엔저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재가동했다.
시장은 대체로 포지션이 부족한 상황을 드러내며 상승 기류를 탔으며 역외세력은 헤지성 매수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지난 2000년 12월 1일 이후 최대인 2,943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48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역송금을 위한 달러수요로 작용할 전망.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20원 높은 1,314.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16원까지 올라선 뒤 밀려 9시 37분경 이날 저점인 1,314.30원까지 반락했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막히고 조금씩 반등한 환율은 11시 13분경 1,317원까지 올라선 뒤 되밀려 1,315∼1,316원을 오간 끝에 1,316.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낮은 1,315.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 직후 1,315원까지 가라앉기도 했으나 매수세가 집결되며 1시 43분경 이날 고점인 1,318.50원까지 튀어올랐다.
이후 소폭 내려선 환율은 대체로 1,316∼1,317원을 오가며 횡보했다.
장중 고점은 1,318.50원, 저점은 1,314.30원으로 장중 4.20원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3,36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6,57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7,500만달러, 2억6,420만달러가 거래됐다. 16일 기준환율은 1,316.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