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론사 부실감사 '앤더슨 파문'] '국내업계에 미치는 영향'

아더 앤더슨의 엔론 부실회계 감사 문제와 관련, 국내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앤더슨의 관계사들중 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곳은 아더앤더슨GCF 아더앤더슨코리아 안진회계법인 등이다. 안진회계법인은 파트너 관계. 업계는 엔론 부실회계 파장이 당장 국내 비즈니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 관련 프로젝트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해외 프로젝트 =가장 큰 현안이 걸려 있는 곳은 자산관리공사다. 과거 제일은행 및 서울은행의 채권 관리를 아더앤더슨GCF에 맡겨 좋은 성과를 거둬 이번 26억8천만달러의 대우채권 회수작업도 앤더슨 그룹과 계약 직전 상태에 있다. 대우 채권이 21개국에 걸쳐 산재하는 다국적 현안인 만큼 아더 앤더슨의 해외사업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번 사태로 신인도가 추락하고 네트워크 붕괴로 이어지면 채권회수를 맡기기 어렵지 않겠느냐는게 공사측 판단이다. 그러나 새로 용역업체를 물색할 경우 시간이 수개월 이상 지체된다는 점이 공사의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게 공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산업은행은 일단 대우차 매각의 큰 틀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우차 버스사업 부문 매각을 아더 앤더슨이 맡고 있기 때문에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1차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 2차 입찰 때도 아더 앤더슨이 제 역할을 해낼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아더앤더슨코리아 및 관련회사 =업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중 하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아더앤더슨코리아의 앞날이다. 그동안 아더 앤더슨은 한국 정부의 재정금융 분야 경영진단과 SK텔레콤의 경영권 방어전략 수립, 삼성그룹 재무구조개선계획 검토, 현대.기아자동차 구조조정 컨설팅 등 굵직한 사업들을 많이 해왔다. 물론 해외 특히 미국계 컨설팅 업체의 신뢰도를 높게 쳐주는 시대적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어떻든 앤더슨 그룹은 한국 비즈니스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보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아더 앤더슨측이나 업계는 일단 국내 컨설팅 업무가 경영개선 e비즈니스 등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엔론 사태로 문제가 된 회계감사 업무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본사가 송사에 휘말리면서 문제가 확대될 경우 국내 신인도 추락이 불가피해 사업확대에 제동이 걸릴수 밖에 없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같은 상황은 앤더슨의 제휴 파트너인 안진회계법인도 마찬가지다. 제휴선이 붕괴될 경우 국내 회계감사는 문제가 없지만 국내 기업이 관련된 해외 프로젝트 진행에는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게 관련업계의 정서다. 일각에서는 안진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이 이탈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이미 신뢰도에서 적지 않은 손상이 갔기 때문에 앤더슨그룹의 한국내 사업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아더앤더슨 입장 =아더앤더슨측은 "현재 미국 SEC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어떠한 조치도 취해진 것이 없으며 한국 영업은 3개 독립법인이 수행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엔론 사태로 앤더슨이 존폐위기에 내몰리는 일은 없을 것이며 조만간 고객사들을 방문해 이같은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더앤더슨은 과거 베어링 등 세계적 기업이 무너질때도 미국 대형회계법인(빅5)이 함께 쓰러진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