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바꿔야 '경제'가 산다] (대선주자 인터뷰) 金총재 인생역정

역술계에서 김종필 총재의 사주는 좋기로 소문나 있다. 소띠인 김 총재는 소리나지 않게 눈에 띄지 않게 미래를 준비하는 ''우보(牛步)''형이다. 때문에 지난 40년간 항룡(亢龍)이면서 정상에서 내려가는 신세를 겪지 않은 유일한 정치인이지만 만년 2인자에 만족해야 하는 한계도 보였다. 김 총재는 지난 61년 5.16을 계기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중앙정보부장과 공화당의장 국무총리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고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2인자 자리를 지켰다. 그는 그러나 1인자 자리를 겨냥, 69년 3선개헌에 반대하다 권좌에서 밀려났고, 80년 5월에는 신군부의 출현과 함께 부정축재자로 몰려 탄압을 받는 어려움도 겪었다. 한때 미국에 머물던 그는 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 정치에 복귀했다. 그리고 13대 대통령선거에 독자 출마한데 이어 88년 4월 총선을 통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데 성공, 재기했다. 또 대통령제 아래서의 집권에 한계를 느끼고 90년 3당 합당에 동참, 김영삼씨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때도 김 총재는 2인자였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95년 자유민주연합을 창당, 제 2야당 총재로 변신했고, DJP 공조를 통해 김대중 정부를 세우는데 일조했다. 공동정부에서도 JP는 역시 2인자였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