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브레인형 역전승 .. LNG船型 우열 10年 논쟁

''멤브레인형이냐 모스형이냐''를 놓고 국내 조선업체들이 지난 10년간 공방전을 벌여온 LNG선 선형 우열 논쟁에서 멤브레인형이 역전극을 연출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17일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고수해 온 모스형 일변도에서 탈피, 멤브레인형 LNG선 건조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멤브레인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모스형과 멤브레인형을 둘러싼 LNG선 선형 우열 논쟁은 한국가스공사가 LNG선 건조를 국내 조선소에 본격 발주하기 시작한 지난 90년대 초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당시 가스공사가 발주한 1,2호선은 모스형을 제시한 현대중공업이 수주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92년 3호선 수주를 놓고서는 멤브레인형을 내세운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이 모스형의 현대중공업에 맞섰다. 두 선형의 차이점은 LNG를 극저온으로 얼려 운반하는 냉동고의 형태. 모스형은 둥근 구(球)형태의 냉동고인데 반해 멤브레인형은 칸막이형 냉동고를 갖추고 있다. 모두 척당 가격이 1억5천만달러를 웃도는 고부가가치선박이다. 이 때문에 3호선 수주를 놓고 벌어진 우열 논쟁에는 현대 삼성 한진의 최고경영자들까지 가세했다. 운항 안정성 및 속도 등의 우열론을 펴며 벌어진 3호선 수주전의 승자는 멤브레인형을 내세운 한진중공업이었다. 이후로도 우열론은 이어졌다. 다행히 지난 2000년까지 세계 LNG선 시장에서 모스형 수요가 훨씬 많아 현대는 16척의 모스형을 수주, 최후의 승자가 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세계 LNG선 시장의 트렌드가 급격히 바뀌었다. 8대 2 정도로 멤브레인형 발주가 급증했다. 멤브레인형 건조 경험이 없는 현대는 갑작스러운 시장변화에 멤브레인형을 1척도 수주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반면 멤브레인형을 고집해온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LNG선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현대가 자존심을 구겨가면서까지 멤브레인형을 건조키로 한 것은 이러한 시장 추세를 거스를 수 없었던 까닭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