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는 불황을 모른다] (13) 'PB영업' .. (인터뷰) 김종렬

하나은행의 PB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종렬 부행장은 "국내 은행들의 PB 영업은 엄밀한 의미에서 개인금융(Personal Banking)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해외 선진은행 수준의 PB영업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PB 영업은 환자에게 단순히 약만 전달하는 수준에서 개인별 주치의 단계로 올라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각 개인마다 종합병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PB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단자사로 출발했기 때문에 영업 초기부터 고액 자산가들과 주로 유대관계를 맺어 왔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고 고객 성향별로 분석된 자료도 많이 갖고 있다. 최근 여러 은행들이 PB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쉽게 하나은행을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추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고금리 상품으로 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주종이었지만 최근에는 금리 이외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영업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고객의 수요에 딱 들어맞는 맞춤 서비스는 기본이고 문화이벤트 개최 등의 비가격적인 서비스도 중요해졌다. 지난해에는 PB 고객 자녀들을 위한 단체 맞선 행사를 두차례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PB 영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PB 영업은 얼마나 유능한 PB(프라이빗뱅커)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일텐데. "물론이다. 하나은행 PB의 수준은 국내 금융권에서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 자발적인 학구열이 대단히 높다. 은행측에서도 수시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PB들 스스로가 먼저 필요한 교육내용을 요구하기도 할 정도다. 최근에는 PB들이 보험 분야에 대한 지식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줄 것을 부탁해 와 특별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대부분의 PB가 금융 관련 자격증 2~3개씩은 갖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PB 영업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선진 은행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진정한 의미의 프라이빗 뱅킹이라기보다는 고객 개인별 일대일 마케팅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금융 업종간 장벽이 아직 남아 있는 것도 국내 PB 영업의 선진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조만간 업종간 규제가 없어지면 더욱 활발한 PB 영업이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갖고 있는 재산을 어디에 굴리느냐가 관심사였지만 앞으로는 돈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고객의 연령대에 맞춰 종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능력이 PB영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하나은행은 증권 투신운용 보험 등 하나금융그룹 내의 계열사들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종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PB는 엄격한 윤리의식이 특히 요구된다.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모든 PB들이 자신의 책상 앞에 ''하나은행 PB의 윤리헌장''을 액자에 넣어 세워두고 있다. 도덕성 비밀준수 고객우선주의 객관.공정성 위험관리 전문가정신 근면.성실성 등 7개 원칙을 담았다. 금융업은 신뢰 없이는 절대 발 붙일 수 없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