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니어] 김일철 <팍스브이알 사장>..가상현실기술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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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OS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라고 말하듯 "VR(Virtual Reallity=가상현실)하면 팍스브이알"이라고 하는 날이 머잖아 올겁니다"
음성인식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팍스브이알(PaxVR) 김일철 사장은 음성인식반도체는 팍스브이알이 추구하는 쌍방향 가상현실 프로젝트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가상현실은 몇 년전만해도 영화속에서나 나왔던 기술.
가상현실속에 있는 사람은 디지털로 구현된 또 하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시각,청각,촉각,후각 등 인체의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는 기술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
팍스브이알은 가상현실 기술을 상품화하기 위해 이미 2가지 상품을 만들었다.
하나는 "VR 잉글리쉬"라는 가상현실 영어학습시스템으로 시각방면의 3D기술과 청각의 음성인식기술을 합쳐 만든 소프트웨어다.
다른 하나는 음성인식반도체를 이용한 완구제품 "텔미".
각 제품은 팍스브이알이 최종 모델로 삼고 있는 반도체 기반의 쌍방향 가상현실에 이르기 위한 과도기적 상품들이다.
상품들에 대한 시장에서의 반응이 아직 크다고 할순 없지만 이 정도의 상용화 기술도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각각의 기술을 개별적으로 연구하고 상용화한 회사들은 많지만 가상현실을 목표로 각 기술을 통합하는 회사는 세계를 통틀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교 2학년때 우연히 보게 된 영화 한편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졸업후 10년여에 걸친 직장생활을 통해 사업준비를 했다"며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각 분야의 인력을 직접 찾고 스카웃해 현재 연구인력만 38명"이라고 말했다.
연구보조인력이 아닌 순수연구인력으로 4백명 정도가 돼야 팍스브이알이 추구하는 가상현실 통합연구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김사장은 보고 있다.
만만치 않은 R&D(연구개발)비용도 김 사장이 신경쓰는 문제다.
음성인식반도체와 같은 주문형 반도체(ASIC)를 설계하고 생산하기 위해선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
사업이후 투자된 자금만 75억원 정도로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사업이 본격화되기 위해선 2005년까지 2천억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올 하반기에 팍스브이알을 코스닥에 등록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공개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 제품이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매출실적이 크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지난해 매출이 28억원 수준이고 올 상반기는 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영화에서나 볼수 있었던 가상현실 기술을 현실에서 체험할수 있게 되는 그 길 한가운데 팍스브이알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가상현실 기술이 컴퓨터 환경기반에서 반도체기반으로 바뀌면 산업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현재 일부 고급승용차에 적용된 음성인식 시스템은 소프트웨어체제로 컴퓨터 환경 기반이기 때문에 대당 비용이 1백만원을 넘는다"며 "음성인식 반도체는 그러나 생산원가가 1만원 정도에 불과해 소비자는 아무리 비싸도 10만원 정도면 같은 성능을 발휘하는 시스템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