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중 우리금융·조흥·서울은행 매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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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보유 은행주식 매각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3∼4년내 이를 완료키로 목표를 잡았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중에는 조흥은행 구주를 대상으로 5억달러 내외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고 우리금융지주회사는 5∼6월경 상장을 추진한다. 또 서울은행은 매각절차와 함께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보유 은행주식 매각 추진방향''을 마련, 발표했다. 이날 오전 금융정책협의회 회의 등을 거쳐 이 방안은 최종 확정될 방침이다.
◆ 추진 여건 및 방향 = 정부는 당초 올 하반기에나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봤으나 최근 경기회복 가시화, 해당은행의 주가상승 가능성 등으로 이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은행법 개정으로 은행소유한도 확대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매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공적자금 투입은행은 9개로 액면가로 9조1,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매각이 필요한 은행은 우리금융·서울은행이며 정부 등이 지분을 보유한 국민·외환 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했다.
정부는 정부보유 은행 주식매각을 올해부터 본격화해 3∼4년내 완료키로 하고 시장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시기와 물량을 분산하고 새로운 국내 기관투자자를 발굴할 방침이다. 또 은행별로 다양한 방법으로 매각을 추진하되 당초 예정된 방법이 시장변화 등에 적절치 않을 경우 신축적으로 대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작업은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 은행별 민영화 방안 = 정부는 상반기중 조흥은행의 민영화를 위해 구주를 대상으로 15%(5억달러)내외 해외DR을 발행키로 하고 오는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해외 로드쇼를 거친 뒤 규모나 시기를 확정짓기로 했다.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5월말∼6월초에 10% 내외(3,000억∼5,000억원)를 공모후 국내 상장을, 2003년이후에는 해외 DR발행 및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이들의 상반기중 DR발행이나 상장이 어려울 경우 선택형 교환사채(오페라본드) 국내 발행 등 다른 대안을 검토하고 하반기에는 경영참여나 감시역할을 할 전략적 투자자 매각에 우선순위를 둘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전략적 투자자가 없을 경우, 국내 기관투자자에 대해 여러 가지 옵션을 부여하면서 재매각하는 블록세일(Block-sale)을 병행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조흥은행의 경우 2003년 상반기까지, 우리금융은 2003년말까지 정부보유 지분을 50%미만으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와 함께 서울은행은 인수희망자에게 50%내외의 주식 매각절차를 본격화하고 우량은행과의 합병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 제주은행은 신한지주회사에 51%를 매각한다. 이들 은행의 잔여 정부지분은 주가추이,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매각키로 했다.
주형환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은 "정부보유 은행주식 매각이 너무 늦춰지면 관치금융 우려 해소에 미흡하고 너무 빠르면 해당은행 주가나 증시에 부담"이라며 "공정자금 회수라는 정책목표와 조화를 이루고 제반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