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나흘만에 하락, "다음주 상승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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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가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채 선물시장에서 저평가 확대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되자 현물시장의 투자심리도 다소 회복됐다. 특히 은행권에서 기업 여신금리에 비해 국채 금리가 더 높다는 인식으로 매수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날 금리하락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하락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주의 경우 국내외 경제지표가 호전될 전망이고 수급도 원활해 금리가 상승기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금리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2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내린 6.12%를 기록했다. 5년 만기는 0.03%포인트 하락한 6.88로 마감했다.
AA- 등급 및 BBB-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 만기 수익률은 모두 0.03%포인트 하락, 각각 7.06%, 11.21%로 마쳤다.
국내 채권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팬 의장의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에 따라 상승하면서 시작, 3년짜리 국채 금리가 한때 6.17%까지 올랐다.
그린스팬 의장은 24일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경제를 압박했던 징후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경제 활동이 안정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김진표 차관이 금융정책협의회 직후 "금리 급등 요인은 없다"는 구두개입이 전해지면서 보합세로 복귀한 뒤 국채 선물의 상승 영향으로 내림세로 완전히 돌아섰다.
국채 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0.29포인트 오른 103.19로 마감했다. 102.79까지 하락했지만 곧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곡선을 그렸다. 거래량은 6만3,738계약으로 평일 수준이었다.
개인이 2,330계약, 외국인이 1,405계약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반면 은행과 투신이 각각 3,104계약, 2,510계약을 순매도했다.
◆ 다음주 수출감소율 촉각 = 시장관계자들은 이날 금리가 하락하긴 했으나 다음주에는 수출 등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신탁운용 최원녕 과장은 "오늘 금리 하락은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며 "중기적으로 금리는 상승 추세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주에는 산업생산, 소비자물가, 무역수지 등의 국내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산업생산은 전달에 이어 호조세를 이어가겠지만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해 금리를 크게 변화시킬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중 전년동월대비 19.6%나 감소했던 수출이 크게 호전될 경우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반도체가격 상승 등으로 1월 수출감소율이 9.1%로 줄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투신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도 "속도가 문제이긴 하지만 경기회복 기대에는 변함이 없다"며 "주가를 고려한다 해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다음주의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6.25%까지 일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다음주 별다른 요인은 없다. 오는 28일 5,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외평채 발행이 예정돼 있으나 무리없이 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심리가 호전됨에 따라 설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 및 만기도래 통안증권 상환 등을 통해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자금경색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 미국 경제지표 호전, 금리동결 예상 = 그린스팬 의장이 긍정적인 발언을 함에 따라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최근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가격으로 따지면 시장 참가자들은 90% 이상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도 미국의 금리 상승을 이끌어내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에는 신규주택판매, 내구재 판매, 컨퍼런스보드 및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개인소득·지출, 실업률, 공급관리기구(ISM)지수 등이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신규 주택판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세가 완화되거나 증가 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