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3大지수 상승...월가에 '봄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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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는 등 경기회복의 사인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주 발표된 컨퍼런스보드의 12월 경기선행지표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소매판매지표나 주택판매 등도 경기가 활기를 보이고 있음을 가르키고 있다.
게다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24일(목요일) 상원예산위원회에서 "지난해 3월 이후 지속됐던 미국경제의 침체가 곧 끝날 것 같다"는 낙관론을 피력해 비틀거리던 증시에 힘을 실어주었다.
지난주 월가의 상승폭은 미미한 편.다우는 9,840.08로 0.7% 올랐고 나스닥은 0.4% 상승한 1,937.7을 기록했다.
S&P500은 1,133.28로 0.5% 올랐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상승폭''보다는 상승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3대지수가 3주 연속 하락했다는 기록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3대지수가 3주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이 마지막이었고 9·11테러 이후에도 없었던 일로 월가에서는 투자심리를 냉각시킬까봐 내심 크게 우려했었다.
물론 아직 대세 상승을 확신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경기에 대해서는 낙관하지만 기업수익은 여전히 불안하다"(폭 맥마너스 인디펜던트투자회사 부사장)는 시각이 많다.
시장안에서 희망과 우려가 씨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금요일 최대 컴퓨터제조업체인 컴팩이 올해 수익전망을 주당 32센트로 전문가들의 예상(25센트)보다 높게 발표했음에도 다른 회사들의 수익악화 소식에 묻혀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 것은 이같은 분위기를 잘 반영해준다.
스웨덴의 휴대폰 생산업체인 에릭슨도 이날 올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지난 4분기 손실을 기록했고 지금도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6.6% 떨어졌다.
파산신청한 K마트의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쳤고 온라인시장의 성장둔화와 광고시장 악화에 대한 우려로 최대 케이블 인터넷회사인 AOL타임워너도 지난주 7.1% 떨어진 주당 27.4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년간의 최저수준(최고치는 58달러)이다.
그린스펀의 ''경기회복''발언으로 이번주 예정된 FRB의 금리조정회의에서 금리의 추가인하는 물건너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어서 금리인하로 인한 반짝장세는 예상하기 힘들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